"장애인 고용을 위해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고용이 갖는 의미는 행복한 삶의 전제로써 공동체와의 소통이자 사회·경제 생활의 필수 기반이라는 점에서 볼 때, 장애인에게 있어 고용은 사회에 참여하고 공헌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15세 이상 장애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37.4%, 36.1%로 전체 인구 65.3%, 63.5% 대비 낮은 실정이며, 장애인구의 실업률은 3.4%로 전체인구 2.7%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의 경제활동특성은 낮은 경제활동참가율과 단순노무중심의 상용, 임시근로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2022년 장애인 의무고용현황도 정부부문은 의무고용률 3.6%를 약간 상회하고 있으나, 민간기업은 2.98%로 의무고용률 3.1%에 미치지 않는 실정이다. 대학도 이를 지키지 못하여 부과되는 고용부담금만 2020년 기준 약 390억원에 달하는 등 매년 상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의 근본적인 역할은 교육과 연구이며, 최근에는 대학의 인프라를 토대로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혹은 사회적 책임 이행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이 보유한 인적·물적 인프라와 네트워크 역량을 지역사회에 개방하여 장애인 고용을 위한 교육, 연구,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장애인 고용 활성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대학의 역할과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 지자체, 공공기관, 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교육·연구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내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고용조건과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과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와 연계한 공공기관의 관리행정인력 수요에 대응한 취업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장애인 고용을 위한 타당성 높은 실천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장애인 고용은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교정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지역사회에 보급하고, 예비 취업자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앙정부, 공공기관, 지자체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 개발, 보조공학기기 개선 등과 같은 사업 제안과 수주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공모전과 세미나 개최, MOU 추진 등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고, 교내·외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체계 구축과 물리적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용의 주체로서 대학은 장애인 고용을 위한 직무개발 등의 노력 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형태로써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등 다차원적인 노력을 구사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찰스 윌리엄 엘리엇(Charles William Eliot) 총장이 "대학은 뼛속 깊이 봉사정신으로 가득차야 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열의가 교수와 학생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대학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궤를 같이 한다.
박경순 교수(한남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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