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소선거구제로 인해 지역주의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 결과를 나타낸 지도를 보면 동쪽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서쪽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북 전체 의석 28석을 모두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25석을 모두 가져갔고, 부산·울산·경남 40석 중 34석을 확보했다. 여야 대표 모두 공식선거운동 기간 호남을 찾지 않은 것은 승패가 분명해서라는 분석이다.
22대 총선 254개 전체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0.5%, 국민의힘은 45.1%로 격차는 5.4%p였다. 하지만 지역구 의석수는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1.8배에 달했다.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나타났다. 대전의 양당 지지율 격차는 11.44%P, 충남은 4.43%p, 충북은 2.30%였다. 민주당은 대전 의석 7석 모두를, 충남은 11석 중 8석을 차지했다. 충북은 8석 중 5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이번 총선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반발과 정치 양극화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개 지역구에서 한 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는 사표가 많이 생기고, 유권자의 표심이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아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증오와 혐오를 양분으로 삼는 정치 양극화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선거제도 개편이 시급하다. 22대 국회 초기에 서둘러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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