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세종시 합강습지에서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생태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사진 오른쪽)와 흰수마자가 관찰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
11일 오전 10시 세종시 금강 양화취수장에 모인 20여 명의 생태조사단은 합강습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조류, 어류, 초목류에 대한 팀을 나눠 탐사를 시작했다. 세종보에서 상류 7㎞ 지점에 있고, 이응다리로부터 자전거로 15분 거리인 이곳은 미호강이 금강에 합류하며 모래톱과 버드나무 등이 어우러져 습지를 이룬다. 사람 발길도 많이 닿지 않아 예전부터 수달과 삵 등의 보호종이 서식하고 홍수기에는 많은 강물을 담는 범람원 역할을 수행해 하류 홍수를 막는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주변 산업단지 개발 영향권 아래에 있고, 세종보에 물막이가 시작되면 이곳까지 수위가 상승해 습지 상당한 면적이 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된다. 합강습지를 보존하고자 3월 세종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연대해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출범했고 이날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첫 현장 생태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소장이 시민들과 함께한 합강 물속 생태 조사에서 미호종개 5개체와 흰수마자 8개체가 육안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미호종개는 갑천 국가습지에서도 1~2개체씩 발견됐다는 기록은 있으나, 5마리가 동시에 발견된 것은 상당히 많은 개체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됐다. 잉어과 민물고기이면서 약간 옆으로 납작한 돌마자는 52개체 발견됐는데 수컷은 검은색의 혼인색을 띠어 산란기에 임박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밖에 중고기 등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은 5종이나 발견됐다.
11일 세종 합강습지에서 진행된 시민과 환경단체의 생태조사에서 망원경을 이용해 조류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시개발이 이뤄지고 인근에 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된 상태에서 합강습지 생태계를 보호하려면 국가습지 지정이 필요하다"라며 "세종보 가동으로 이곳까지 호수화되기 전에 생태계 조사를 실시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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