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희 민화 작가가 중도일보와 만나 인터뷰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지윤 기자) |
조선시대 전통 민화를 시작한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된 박종희 작가는 어느새 대전 대표 민화 작가로 이름 알리고 있다.
박종희 작가는 늦깎이 민화 작가다.
도예로 처음 예술계에 입문한 뒤 더 풍부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배우기 위해 40대 중반부터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대전 서구 관저동에 도자기 공방을 차린 뒤 민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박종희 작가의 민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그녀가 민화를 정식적으로 배운 건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당시 처음 지역 평생교육문화원에서 강사로 뛸 기회를 얻은 그는 수강생들에게 민화 그리기 수업만이 아닌 민화의 역사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곧바로 서울과 경북 경주를 다니며 유명 민화 작가들을 찾아 민화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넓히고, 대전에 민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박 작가는 "수강생들이 실기 수업만을 하는 게 항상 아쉬웠다. 그러다 보니 민화를 자세히 배울 곳을 수소문해 다닐 수밖에 없었다"라며 "내가 알아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민화에 대한 매력을 더 느꼈고 지역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민화가 잘 알려지지 않은 대전에서 민화를 대중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박 작가는 평생학습센터에서 주민센터, 서구와 유성 문화원 출강을 다니며 소외된 민화를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2024년 박종희 민화작가 개인전 '옛 그림에 멋을 담다' 현장 모습. (사진= 박종희 작가 제공) |
지난 2018년 처음 민화 개인전을 연 작가는 올해 서구문화원에서 '옛 그림에 멋을 담다'라는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됐다.
작가는 "민화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있다.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 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 특성이 잘 나타난다"라며 "이를 대중화하는 걸 대전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찾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결실은 곳곳에서 맺어지고 있다. 벌써 그를 뒤따르는 제자들이 늘며 대전에서도 민화계 몸짓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아있다. 아직 지자체와 자치구는 민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보니, 민화 수강 과목을 새롭게 신설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그는 "이미 민화 강좌가 있는 곳에서도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과목을 없애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지역에서 민화가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문화를 배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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