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 후 현수막 처리도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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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후 현수막 처리도 생각해볼 문제다

  • 승인 2024-04-08 17:55
  • 신문게재 2024-04-09 19면
현수막 홍보는 기후위기 시대의 선거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사용 후, 처리 과정의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건 근래의 일이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가 8일 폐현수막 재활용 경진대회와 지자체 지원 사업 계획을 밝힌 건 그러한 일환이다. 현수막 처리를 놓고 순환이용 체계와 사회적 약자 일자리, 지역주민과 기업의 협업을 말하면 시큰둥하게 듣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현수막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현수막 재질은 천(면)이 아닌 폴리에스테르,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이다. 땅에 묻어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 지난 지방선거 기준으로 환산하면 30년생 소나무 12만200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현수막이 쓰였다. 총선 이후엔 정당 현수막 관리를 강화한 옥외광고물법(2024년 1월 12일 시행)에 따른 규정 위반분까지 포함해 수거량은 급증할 것이다. 게시 기한이 지난 현수막을 대체해 즉시 새로운 현수막으로 선점하는 '자리 전쟁'을 막을 방안도 지금 생각해둬야 한다.

현수막을 소각하면 온실가스와 다이옥신 같은 1급 발암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그런데도 절반가량이 소각된다. 전체 발생량의 4분의 1은 재활용되고 거의 비슷한 분량만큼 매립되거나 보관 중이다. 사소한 사안이 아니다. 자원 재활용과 예산 절감, 고용 창출 등 일석삼조 효과를 강조해도 결국 경제성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물론 환경부가 폐현수막 재활용 기업 현황과 제작 가능한 물품 목록 등을 지자체에 안내하면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수막 순환이용 체계는 강화하는 게 옳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만들려 해도 소재 특성상 장바구니나 환경 정비용 마대, 에코백, 고형연료 등에 주로 한정된다. 실용성과 미관 탓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붙이기엔 한계가 있다. 재활용의 경우도 환경오염 제약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회용으로 가능한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이나 유리상자 게시대 등 대안을 찾아볼 때다. 현수막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 현수막 자체를 사용하지 않은 노력보다 최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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