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낮으면 여권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지만 유불리를 쉽게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야의 아전인수 해석은 최근 치러진 대선과 총선 결과에서 비롯된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3%를 기록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을 견인했고, 2020년 21대 총선은 사전투표율이 26.9%를 기록하며 민주당 압승에 작용했다. 전문가들조차 사전투표율이 총선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의견이 분분한 배경이다.
분명한 건 사전투표율 상승은 총선 승패의 열쇠를 쥔 부동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총선만큼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에 '올인'한 선거를 본 적이 없다. 민주당의 '대파 공세'에 국민의힘은 '일제 샴푸'로 맞받아치는 선거전이 일상이다. 잇따른 막말 파문에 급기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아들이 학교폭력 의혹이 있다며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취소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합리적 비판이 아닌 막무가내식 네거티브 선거전은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전략이지만 부동층 이탈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여야 모두 부동층 표심을 얻지 못하면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막바지에 이른 선거전에서 네거티브 수위도 높아지면서 정치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사라졌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막판 네거티브 선거전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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