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휘 부의장 |
'과학'은 무엇인가? 과학이란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을 말한다. 광의적으로는 '배움(學)'을, 협의적으로는 '자연과학'을 말한다. 즉, 과학도시는 배우고 분석하고, 지식을 추구하는 도시이다.
이렇게 정의되면 대한민국에 과학도시가 아닌 도시는 없다. 대한민국처럼 지식을 추구하는데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라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도시'인 이유는 국가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육성의 토대인 '대덕특구'가 있기 때문이다.
대덕특구에는 2022년 기준 26개의 정부출연(연) 등 2,454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과학기술 활동 역시 활발하다. 2022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인구 대비 과학기술 집중지역에서 전 세계 3위를 차지했다. 가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도시로 봐도 손색이 없다. 대전을 대한민국 과학수도로 만드는 데 있어 대덕특구의 역할은 9할,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에드워드 렐프라는 지리학자는 도시가 주는 인상이 명료할수록 장소성이 높아지며, 그 장소성이 고유성을 가질 때 도시의 브랜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료한 인상을 주기 위한 효과적 수단이 바로 '경관'이다. 시각적 아름다움, 즐거움이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주는 긍정적인 '심상(心象)'이 창출할 외부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의 경관을 가꿔야 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필자는 그 곳이 북대전IC 주변지역이라고 본다. 타지역에서 대덕특구를 찾는 경우 대부분 북대전IC를 통과한다. 2023년 기준 1천 50만대의 차량이 북대전 톨게이트로 출입했을 정도이니 북대전IC 주변 지역은 대덕특구의 관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최근 경험한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의 관문은 아쉬움이 컸다. 북대전IC 네거리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지붕이 다 뜯겨 바람에 비닐이 휘날리는 구조물이었다. 방치된 자재들과 폐기물이 무질서하게 놓여져 있었다. 한 켠에 놓인 '4차산업혁명 출발지, 대덕연구개발특구'라는 광고판이 민망할 지경이었다. 잠시 북대전IC 만남의 광장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거닐었다.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의 인상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가꿔야 할까?
첫째, 과학도시 대전의 인상을 방문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상징적 장소,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북대전 톨게이트에 연접해 있는 3만여 평이 넘는 자연녹지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한다. 대덕특구의 주요 산업거점의 한복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능과 도심속 쉼터를 결합한 혁신적 공간을 기대해 본다.
둘째, 과학이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하기 위한 지적 활동일진대,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 기존 북대전IC 만남의 광장은 상시 만차 상태일 정도로 협소하다. 북대전IC 시외버스정류소의 미흡한 시설 또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만남의 광장과도 물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어 시외버스 및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
과학도시의 관문이라고 해서 화려한 건축물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이 지향하는 비전과 그 의지를 담은 형태와 기능을 경관으로 구현한다면,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전의 인상을 제고하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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