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시대 재정 제대로 잘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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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시대 재정 제대로 잘 쓰여야 한다

  • 승인 2024-04-04 17:46
  • 신문게재 2024-04-05 19면
지방시대를 여는 열쇠처럼 인식되는 4대 특구(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와 10대 중점과제 등에 쓰일 정책 예산이 나왔다. 정부가 올해 지방시대 정책에 투입할 42조2000억원에 대한 시행계획을 4일 세종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심의·의결했다.

책정된 예산에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초광역권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수립하는 범정부 협력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4+10 중점 이행과제의 비중도 상당하다. 국가 총인구 감소 상황에서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초광역권 활성화, 지역정책과제 등이 어떻게 조화롭게 작동될지가 관건이다. 교육, 문화, 경제, 복지 면에서 어디에 살든 고루 누리게 하는 것이 재정 집행의 바른 방향이다. 하향 평준화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도리어 심화하는 것이 되면 안 된다.

투입 과정에서는 나무와 숲을 함께 보는 정책이 되도록 조정해 나가야 한다.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구체적 실천 과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젊은층 유출 원인도 일자리와 교육기회의 수도권 집중 때문이다. 미국 뉴스위크 선정 국내 '월드 베스트 병원' 17곳 중 대구가톨릭대병원 1곳을 제외하면 전부 수도권 대형 병원이다. 이 역시 수도권 환자 쏠림으로 만성적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실상과 의료개혁의 방향성을 되짚어준다. 교육과 의료는 지방소멸 극복의 핵심 중 하나다. 지방시대는 말뿐이고 투자는 수도권에 쏠리는 이중 행태가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 만약 표밭 크기에 따라 정책이 휘둘린다고 하자. 균형적인 지방시대를 열 수 없을 건 뻔하다.

지방시대를 이끌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가 비전과 전략대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올해 42조원 이상의 재정을 쏟아부어도 지역은 성과를 체감할 수 없다. 더디기만 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수도권 집중 심화가 곧 시대역행 정책이다. 지방을 살리는 기조는 꼭 유지하기 바란다. 그것이 지방시대 재정을 제대로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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