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사진 왼쪽)과 더불어민주당(오른쪽) 고소장 접수 관련 사진. |
거대 양당이 서로의 심판을 앞세운 증오 정치가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선거가 끝난 뒤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충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박해수 의장과 강명철·김영석·고민서·정용학·서원복 의원 5명은 2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욱 후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에 따르면 3월 26일 KBS 방송 3사 22대 국회의원 토론회 중 김 후보가 국민의힘 이종배 후보에게 '시의원 일부가 공천을 위해 거액의 후원금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
이는 이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다수가 함께하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 합법적인 정치후원금을 마치 공천을 미끼로 제공받은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방송이 나가자 앞서 국힘 소속 시의원들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종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응원하는 당원의 마음으로 정정당당하게 한 후원을 '공천 대가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후보는 물론 우리 시의원들에 대한 모욕이고 명예훼손"이라며 김 후보를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도 고소·고발로 대응하며 사실상 상대 진영을 향한 네거티브 공방에 가세했다.
김 후보는 3일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자수한 전기업자 A씨를 허위사실 공표 및 무고 혐의로 경찰서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고발 요지는 이번 총선에 당선되지 못하게 할 의도로 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로 신고한 혐의다.
김 후보는 "공명선거를 해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해 유권자를 혼란하게 하는 흑색선전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명백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재생산해 이익을 보려는 자들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더 이상 충주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어째서 4년 전의 허위의혹을 제기한 것인지, 근거 없는 네거티브로 가장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누군인지 충주시민들께서는 다들 아실 것"이라면서 "충주시민 여러분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책선거는 말뿐일 뿐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과 확인되지 않은 흑색선전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실제 김 후보는 최근 김어준이 진행하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 '경상북도 충주시' 발언으로 악의적 흠집내기의 희생양이 됐다.
충주가 14년간 국회의원과 시장직을 보수가 독점해 온 지역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경상북도 충주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라고 한 부분을 짜집기해 김 후보가 마치 행정구역에 무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후보 역시 지역구 의원이면서 충주에 거주하는 주택이 없는 점과 서울 아파트로 10억여 원 차익을 봤다는 주장들이 지역 내에 돌면서 표심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역 정가에서는 22대 총선에도 어김없이 재연된 과열·혼탁 선거가 총선 투표율 하락과 형사처벌 등 심각한 선거후유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공명선거는 뒷전인 채 상대 후보 흠집내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전한 구태정치에 유권자들은 실망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 또한 중립을 지키지 못한 채 특정 후보의 이해관계에 맞는 기사를 양산하거나 근거 없는 상대후보 흠집내기를 하면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공약 등 정책선거가 외면받고 자칫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후보들이 정책과 공약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검증 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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