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 비효율에 대해선 이제 역발상이 요구되고 있다. 수도권 등에 흩어진 정부 기능의 비효율을 생각해야 할 만큼 세종의 행정 중심 기능은 커질 대로 커졌다. 세종에 들어설 대통령실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역량, 소통과 협력 강화라는 과제목표까지 수행해야 한다. 충청권 등 초광역지역연합(메가시티)과의 관계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함께 부연한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서도 기본 틀은 다르지 않다.
윤 대통령은 2년 전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 자리에서도 세종집무실과 세종의사당 두 사안을 두고 '불가역적(不可逆的)'이란 표현을 썼다. 되돌릴 수 없고 되돌려선 안 되는 결정이며 그만한 국가적 명분(당위성)과 실현의 실익을 가진 중대 과제다. 국회를 통째로 이전하겠다는 최근의 여당 공약 역시 정치 셈법은 쏙 빼고 행정수도 완성의 거대담론에서 접근하면 왈가왈부할 여지조차 사라진다. 행정 비효율은 국가정책의 품질 저하를 의미하기도 한다.
세종집무실의 위상도 그에 따른다. 어쩌다 임시 순회하는 단순 업무공간 아닌 용산 대통령실 버금가는 진정한 집무실 위상을 갖춰야 한다. 분절된 대통령실 모습이 부각되고 서울과 세종이 마치 본점-지점처럼 운영되면 당연히 안 된다. 선거 등 정치 시간표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과 국가균형발전 거점을 만들 탄탄한 포석이면 된다. 그러면 윤 대통령 언급처럼 "국민께 더 가까이" 갈 수도 있다. 국정과제인 대통령 제2집무실의 세종 설치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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