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처방은 전적으로 지역 의료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인력 배치와 연관성이 크다. 수도권과 특정 의료 분야에 몰리는 의료산업 내 왜곡된 구조를 제대로 보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이 비수도권에 집중 배정된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인력 확충이 실제 지역의료 강화로 이어지고 보상체계는 공정해야 한다. 저임금과 중노동의 상징처럼 비친 전공의들이 K-의료의 본모습은 아닐 것이다.
고사 직전의 의료 상황은 더욱이 지역소멸과 직결된 문제다. 실제로 의사가 부족한 곳에 의사가 배치되는 것이 핵심이다.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중심의 인력 구조와 숙련된 지원 간호사 제도 등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심도 있는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할 일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대책 없는 밀어붙이기라고 반발 사서 개혁에 득이 될 게 없다. 관련 수가나 의료 사고 부담 완화 등은 의대 증원 반대 논리로서는 부적합하다. 이번 담화 이후가 갈등을 해소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의정 양쪽이 결자해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답을 정해놓고 형식상 과정을 맞추는 접근법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윤 대통령은 역대 정부에서 9번 싸워 9번 패배한 의정 갈등을 예시했다. 어느 일방의 완승은 무의미하다. 의대 증원 숫자에는 타협이 없더라도 실효성 있는 의정 간 대화체를 가동하면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2000명 증원 재확인은 유연한 입장과는 거리가 있으나 지역의료 밑거름이 되게 할 수는 있다. 어느 지역에 살든지 양질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것이 의료개혁의 본질이다. 그것이 곧 지역의료, 필수의료 강화다. 의사 숫자 늘리기가 의료개혁의 전부가 아님을 늘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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