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 |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에페 2,10)
천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는 31일 예수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종수 주교는 “찬미 예수님, 우리를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며 “주님을 찬미합시다. 알렐루야! ”라고 전했다.
김 주교는 “우리 모두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로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받았다”며 “여러분 모두에게 부활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이어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태초에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으로 당신의 권위를 받아 이 모든 것을 다스릴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다”며 “그래서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하느님의 숨을 받아 창조되었는데 인간의 영광스러운 이 모습에는 큰 위험과 도전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하느님을 닮은 인간은 하느님 뜻 곧 진리를 따라 살려고 하면서도, 늘 스스로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며 “에덴동산에서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신 선악과에 대해 뱀이 아담과 하와에게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창세 3,5)라고 한 말 안에 인간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유혹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아담과 하와는 이제 하느님의 뜻을 찾는 대신 자신의 생각을 따르는 길을 택했다”며 “이것이 모든 죄의 뿌리”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하느님의 뜻은 아주 분명하다”며 “하느님을 닮게 창조된 우리가 하느님처럼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성경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배반한 유다에게 "네가 하려는 일을 하여라"(요한 13,27)라고 하셨고, 사도들은 그를 두고 ‘제 갈 곳으로’ 간 사람이라고 말한다(사도 1,25)”며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떠나 제 갈 길을 가는 곳이 곧 죽음의 길”이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에덴동산에서 그렇게 시작된 죄를 말끔히 용서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며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데에 앞장서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서 참 생명을 깨닫게 된 바오로 사도는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에페 2,4-5)’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의 인사를 나누신 뒤,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하신 것은 구원의 역사에서 참으로 신비한 일”이라며 “태초에 하느님의 숨을 받아서 창조된 인간이 죄로 인해 죽음의 세력에 들자, 하느님의 외아들이 이 세상에 오시어 죽고 부활하여 그 부활의 생명이 담긴 숨을 불어 넣어주시고, 이렇게 부활은 재창조”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다"(에페 2,10)라며 “하느님을 닮게 창조되었고, 다시 부활의 생명으로 재창조된 우리는 이제 성령의 이끄심 안에서 하느님처럼 살아야 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들읍시다”라고 전했다.
김 주교는 또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고 말했다.
김 주교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에게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롭게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살라고 하신 말씀은 무거운 짐이 아니다”며 “우리가 그렇게 살 수 있다고 하느님께서 믿어주신다는 말씀이고, 그렇게 살도록 도와주시겠다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김 주교는 “이렇게 우리를 신뢰해 주시는 주님을 믿고 사는 우리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신비로운 존재인지 모른다”며 “부활의 신앙을 지닌 우리는 주님처럼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우리가 살아야 할 주님의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주님의 뜻을 설명하자면 수만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지만, 아주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주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 안에 주님의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그 시작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며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하는 형제자매요 가족”이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우리 주변을 돌아봅시다. 그리고 물어봅시다. 나에게 이웃은 어떤 존재입니까? 우리 사회에서 생명은 어떻게 존중받고 있고, 특별히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어떤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까? 이 세계는 어떠합니까? 많은 이들이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오래 지속되는 전쟁들로 죄 없는 이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런 세계적인 상황에 대해 "여러 나라에서 자행되었고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박해, 노예 매매, 민족 살상, 그리고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만드는 그 밖의 많은 역사적 사건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일들은 언제나, 늘 새롭게, 끊임없이 무뎌지지 않고 기억되어야 합니다"(교황회칙 「모든 형제들」 248항)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주교는 또 “그 외에도 생태 위기를 극복하자는 말은 무성하지만, 정작 그 실천은 아직 미미하다”며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긍정적인 기대보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주교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의 자비하심을 배워 선하게 살라고 예수님 안에서 다시 창조된 사람들”이라며 “어떠한 일이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자”고 권했다. 또 “당장 우리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기도가 필요한 이웃이 있다”며 “그들 모두 아버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귀한 자녀들이니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의 선한 행동을 보고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마지막으로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 부활 축하 인사를 드린다”며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주님 안에서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도하며 주님의 강복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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