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효준 기자 |
언제나 그랬듯이 종목별 팀들은 '올해는 다르다'라는 기대감을 팬들에게 다시금 불어넣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는 꽤 파격적인 소식이 많았다.
그중 으뜸은 단연 '괴물 투수' 류현진의 한화이글스 복귀다.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으로 대한민국 간판 스포츠 스타 중 하나로 우뚝 선 그의 복귀 소식은 지난 시즌 최하위권 성적으로 실망감을 거듭한 한화 팬들의 가슴을 다시 들끓게 하기 충분했다. 최원호 감독과 주장 채은성 그리고 한화의 유니폼을 새롭게 입은 류현진까지, 이들은 모두 올해 '가을야구'를 목표로 내밀며 팬들에게 앞으로 달라질 한화의 모습을 약속했다.
프로축구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승격 첫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1부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강행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란 큰 꿈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물론 냉소적인 시선도 있다. 팬심을 내려놓은 채 객관적인 전력 분석을 토대로 비교하면 타 구단보다 경쟁력을 내세우기 어려운 점이 많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만 지켜보더라도 파이널A 진출을 논했던 대전은 하위스플릿에서 강등권 팀들과 마지막 경쟁을 다퉜고, '이기는 야구'를 공언했던 한화는 또다시 리그 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돌고 돌아 또다시 대망론(大望論)을 들이밀며 팬들의 환심을 뻔뻔히 요구하는 게 십여 년간 이를 지켜본 누군가에겐 야속하기만 할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호구'란 표현으로 폄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에게 올해 걸어볼 기대는 크다. 단순히 성적에 대한 기대가 전부는 아니다. 어려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역 연고 프로스포츠의 임무는 막중하다.
얼마 전 한국은행 대전충남세종본부에선 보고서를 통해 개막 시즌을 맞은 지역 연고 프로스포츠의 기대감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발표 당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한은의 한 조사역은 "치킨 판매량이라도 늘어나지 않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나는 그 한 마디가 하루 이틀 고민해서 도출한 결론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지금도 국내 경기는 좋지 않다. 특히 대전은 서비스업에 치중한 산업 구조 아래 연말, 연초 전국 취업 시장의 회복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포츠 사랑이라면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충청 지역의 팬들은 올해도 비싼 입장권을 사서 자신들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위해 응원을 나갈 것이다.
보답은 별 게 아니다. 이번엔 반드시 성적으로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수없이 배신했고 오랫동안 실망감을 안겨줬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가 올해 적어도 한 번은 다른 팀보다 높이 비상하길 바라는 충청인들의 오랜 염원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심효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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