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고등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박상돈 시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박 시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선거 개입과 허위사실 공표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23년 8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달 검찰의 항소장 제출로 올해 2월 23일 항소심 5차 공판이 진행된 바 있다.
지방선거 당시 박 시장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기가도니' 콘텐츠 영상물과 함께 박 시장 선거 공보물에 명시된 고용률 전국 2위, 실업률 전국 꼴찌라는 문구 역시 인구 50만 대도시 기준임이 누락돼 문제로 지적됐다.
1심에서는 박 시장이 공무원 조직을 이용해 홍보 등 선거운동을 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원심의 경우 박상돈 시장의 유튜브 계정 '기가도니' 전자정보와 검찰의 혐의사실 사이에 관련성이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홍보물 제작 과정에 관여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인 만큼 기가도니 전자정보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박 시장이 기가도니 영상은 천안시의 시정 홍보를 위해 촬영한 영상이며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선거운동 일환으로 제작한 것에 대해 박 시장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선거를 앞두고 천안시 유튜브에 영상을 게시해오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중단했는데, 업적과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다른 수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기가도니 콘텐츠 제작은 시청 미디어 홍보팀과의 논의도 없어 홍보팀장도 알지 못했다. 선거캠프 소속 인물들만 관련 정보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1심에서는 인구 50만 대도시 기준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정황을 찾기 어렵다며 허위 사실 공표 혐의도 기각했지만, 2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미필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박 시장이 다수의 단체장,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업적과 성과에 대한 공보물 의미,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천안시 일자리경제과에서도 고용현황에 대해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기준임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의 지적을 받고도 박 시장이 공보물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직원들에게도 확인해보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데, 책임은 박상돈 시장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2심 선고 후 박 시장은 "대법원 상고를 통해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정무직 공무원 A 씨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영상 제작 공무원 B 씨와 카드뉴스 제작 공무원 C 씨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거캠프 홍보팀장 D 씨에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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