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으로 접근해도 고위기·위기마을 비중이 서천은 63.5%에 이를 정도였다. 부여, 홍성, 예산, 서산, 청양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전남 화순의 '1만 원 아파트 정책' 같은 파격은 아니라도 더 긴장해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민등록인구와 등록외국인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자까지 생활인구에 넣는 정책으로는 약하다. 기존 인구가 줄고 학교가 문 닫는 것을 치명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부여 역시 경남 합천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인구감소 지역으로 자주 거론된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수는 103명에 불과했고 올해 4곳의 학교는 입학생이 전무했다. 장기적으로는 뉴욕타임스가 지적한 흑사병 때의 14세기 유럽 수준을 능가하는 인구감소가 진행될지 걱정이다. 소멸위기마을에서는 학교를 없앨 게 아니다. 오히려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붕괴라는 재난적 상황을 맞기 전에 교육과 일자리, 정주 여건 등 전방위 대책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인구감소 대응 사업은 그만한 내실을 갖춰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2045년에는 어촌의 87%가 소멸 고위험지역에 포함된다. 농어촌은 농어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특화된 대응을 해야 한다. 합계출산율 증가와 경제활동인구 유입을 통해 소멸 저위험 지역으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숙련기능인 비자 전환 추진과 같은 다양하고 치밀한 외국인 주민 안정 정책도 요구된다. 경쟁력의 기반은 결국 인구다. 자생력 확보가 지속되지 않으면 소멸위기마을 방지의 끈을 놓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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