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찬〈사진〉 충남도립대 총장은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교육 가치를 발굴해야 하는 공공성과 대학 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실용성을 겸비한 투트랙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김 총장을 만나 교육 신념과 도립대의 비전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취임 3주년을 맞았다. 그간 성과와 소회는.
▲지난 3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우선 전국 공립대 최초 전액 장학금 지급으로 무상교육의 첫 단추를 끼웠다. 신입생은 일정 수준의 학점에 도달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도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3주기 기관평가인증 갱신심사 결과도 한 건의 보완없이 통과하면서 교육품질 우수 대학임을 입증했다. 지역산업 구조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맞춤형 현장 전문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교육 품질을 체계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2024년 새로운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성인학습자 평생교육과 외국인 교육을 위한 새로운 모델 도입도 고민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 데 필요한 교육혁신과 비전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꾸준한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도립대는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지역인재 양성이 목표다. 2023년 취업 현황을 보면 충남에 취업한 졸업생이 68.1%에 달한다. 취업률 우수 학과는 건축인테리어학과(92.9%), 전기·전자공학과(83.3%), 컴퓨터공학과(81%) 등이다. 취업률 제고를 위해 전문 취업 상담사가 상주하면서 일대일 개별 면담, 진로 탐색, 경력관리, 실전 취업, 사후관리 등 단계별 취업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해 장학금 지금, 인터넷 강의 지원, 자격증 시험 취업특강, 기자재, 환경개선 운영비 등 아낌없는 지원으로 면학 분위기를 높인 것이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2024학년 신입생 모집 결과는.
▲학령인구 감소 등 위기 상황에서도 수시 1차부터 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 2024학년 충청지역 충원율이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86.5%이다. 2024학년 대학 신입생 선발 인원보다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12만 명 이상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충남을 대표하는 공립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2024년 신설된 스마트팜학과다. 충남도와 15개 시·군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스마트농업인을 육성하면서 청년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하고 영농활동에 전념할 기반과 지식을 배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팜학과의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교육부는 스마트팜학과를 첨단 신기술분야로 선정하고 시대적 요구에 맞는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도립대는 기후환경위기와 식생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대안으로 스마트팜학과를 신설하고 전문 스마트농업 경영인을 양성에 나섰다. 농업 현장에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스마트농업인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도와 15개 시·군은 스마트팜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청년 농업인 정착 지원, 스마트팜 전문 인력 3000명 양성 등 관련 생산·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도내 26곳에 200만 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립대도 정책 기조에 발맞춰 스마트 농업인 육성에 전념할 기반과 지식을 배양하겠다. 2024년 학생 정원은 22명이지만, 향후 입학정원을 늘릴 계획이다. 2025년에는 귀농·귀촌에 관한 교육과정도 확장한다. 이미 세계적인 미래학자 등이 6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농업이라 입을 모으는 만큼 농업의 변화는 바로 스마트팜이 될 것이다.
-대학 무상교육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다. 재학생의 반응은.
▲도립대에 입학하는 모든 신입생은 C 학점만 넘으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전액 장학금은 '그 누구라도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223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 조사한 결과, 무상교육이 도립대 선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라는 응답이 41%로 매우 높았다. 반면 선택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라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이처럼 학부모와 재학생은 등록금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학생이 학비 마련을 위해 밤낮없이 아르바이트하고 있으며, 대학 졸업생의 평균 부채가 1321만 원이라는 통계에서 보듯이 등록금의 무게가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재학생이 아르바이트 대신 학업에 전념한다면 더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다. 이는 곧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충남도립대는 공직 진출의 메카로 불린다. 배경은.
▲도립대는 개교 이래 꾸준히 공직자를 배출하고 있다. 2024년 1월 기준 총 1102명이 공직에 진출했다. 특히 2020년에는 개교 이래 가장 많은 79명을 배출한 데 이어 2023년에도 58명을 배출하면서 공직 진출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공직 진출자를 살펴보면 자치행정학과 14명, 토지행정학과 13명, 소방안전관리학과 12명, 경찰행정학과 11명, 건설안전방재학과 6명, 컴퓨터공학과 1명, 환경에너지학과 1명 등이다. 이러한 성과의 비결은 2008년부터 운영한 공채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다. 공직 희망 학생에 대해서는 입학 때부터 전공 분야별 맞춤형 집중 강의 등 진행해 학업 성과를 증진하고 있다. 아울러 분기마다 모의고사를 통해 성적우수자를 선발하고 스터디카페로 꾸며진 공공인재관에서 심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교직원의 헌신과 학생들의 열정이 결합하면서 공직 진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글로벌 프로그램이 재학생으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프로그램은 복수학위제, 해외인턴십, 어학연수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복수학위제는 글로벌 인재 양성과 해외 취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캐나다 스프롯쇼 대학, 존 카사블랑카, ITD캐나다 등에서 복수로 학위를 취득해 전공계통 해외 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2013년부터 56명의 재학생이 복수학위를 마치거나 학위를 취득 중이며, 33명이 현지에서 취업했고 일부는 영주권을 취득해 현지에서 거주하고 있다. 해외인턴십은 캐나다 스프롯쇼 대학에서 직접 영어연수와 유급 인턴십 과정을 진행하며 인턴십 종료 후 바로 취업으로 연계한다. 2009년부터 미국,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등에서 63명의 재학생이 인턴십을 마치고 해외 취업의 기회를 얻었다. 어학연수는 영어 회화 능력 배양을 통한 글로벌 마인드 함양이 목적이다. 현재까지 254명의 재학생이 참여했으며, 2024년에는 학과별 5명씩 60명이 해외에서 한달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총장님의 교육신념과 대학 운영 방향은.
▲전문대는 실용이 우선이지만, 공립대는 공공성도 요구된다. 현재 주어진 기존체제에 따라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실용 대학으로 명성을 얻는 것이 과제다. 학생들 교육에 있어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성이 없는 창의성은 결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유지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대학과 지역이 한 몸이 돼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방안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학생과 교직원, 지역사회에 한 말씀.
▲시대적 변화에 대응한 공립대로서 새로운 역할과 방향을 정립하고자 한다. 대학과 지역이 상생발전 하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를 넘어 단단한 지방자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각종 자격증 취득과 공직 취업 특강, 실습에 필요한 기자재와 환경개선 등 다른 대학보다 뛰어난 학습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열정과 끼로 마음껏 공부했으면 한다. 이에 필요한 지원은 대학이 할 것이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 산업 연계형 인재를 양성하겠다. 기업체와 유기적인 산학협력 활동을 촉진하고 가족회사를 확대하면서 학생들이 지역산업체에 스며들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도록 돕겠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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