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복도 끝에 전공의를 포함한 젊은 의사들이 환자들께 전하고 싶은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이 붙어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문제가 국가적 혼란으로 비화될 때 충남대병원 복도 끝에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작은 게시물이 눈길을 끈다. 환자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은 아니나 병원 복도에 붙은 4장의 게시물은 한순간 사라진 전공의들의 생각을 대신 표현하는 듯하다.
충남대병원 중앙주사실로 가는 1층 복도 벽면에 작은 게시물이 붙어 있다. "의료현실을 확인하고, 의료 새싹을 보호해주세요", "무분별한 비난을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나붙은 게시물에는 의대증원 관련 젊은 의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35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의사 증가율 등의 그래프를 담았다. OECD 평균보다 한국에서 의사 증가율이 높다거나 필수의료 전공과목에 지원할 뜻이 있느냐는 설문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병원을 오가는 시민과 환자들에게 보이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에는 "밤낮없이 환자를 보았으나 수많은 비난에 마음을 다쳐버린 전공의, 암담한 미래를 보고 포기해 버린 학생들에게 그만 돌을 던지고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또 "국민 여러분, 부디 한국 의료의 상태계를 지킬 수 있도록 저희를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해당 게시물은 병원 측이 공식적으로 게시한 것은 아니다. 최근 의료사태에 대해 시민과 환자들께 올곧이 알리고, 전공의가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대 교수들이 합심해 마음을 담은 게시물이다. 충남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얼마 전까지 함께 환자를 돌보던 전공의들은 개별 사직해 연락이 닿지 않고 시민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하는 내용을 담아 저희가 직접 제작하게 됐다"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을 시민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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