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진료 축소와 수술이 중단되면서 대학병원 경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
21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으로 수술 등 진료가 대폭 위축되면서 병원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외래와 입원환자 감소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대학·종합병원은 이미 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충남대병원이 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고, 건양대병원은 지난달에만 5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수지가 크게 나빠지고 있다. 국립대병원의 경우 부족한 자금을 은행에서 충당하려면 교육부 승인과 이사회 의결이 필요해 직원 급여일 도래 전에 일련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의대 증원과 전공의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대란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손실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병원은 PA간호사를 활용해 수술을 재개하려 시도했으나, 병원 내 노조의 반발로 이마저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영난을 완화하고자 병실 축소도 계속되고 있다. 건양대병원이 3개 입원병동을 축소했고, 을지대병원에서도 내과와 정형외과 등 3개 병동을 통폐합해 입원실 규모를 축소했다. 대전성모병원에서도 산부인과와 외과, 정형외과 병동을 통폐합했다. 또 무급휴가 권유 방식으로 의사 직군을 뺀 간호사와 행정직 사원들의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이 신청을 받아 직원들 무급휴가제를 시행 중이고, 대전성모병원에서도 무급휴가 의향을 파악해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나마 진료를 떠맡은 교수들마저 집단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거나 근로시간 준수 등으로 진료축소에 나설 경우 경영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결정한 올해 예산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나빠졌고, 은행에서 돈 빌린 지 얼마 안돼 현금이 소진되고 있다"라며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