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다.
‘이종섭-황상무’ 사태에 이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문제까지 겹치며 당 안팎에서 총선 위기감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한 발 물러선 분위기다.
언론인 회칼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4개월 여만에 사퇴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
전날 황 수석의 자진사퇴설이 용산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하루 만에 뒤집힌 것이다.
지난해 임명된 황 수석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며 4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황 수석은 3월 14일 MBC를 포함한 일부 방송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라며 과거 군인들이 군과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를 쓴 기자를 습격했던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MBC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하자 대통령실은 ‘악의적인 보도’로 규정하고 사과 표명 정도로 정리했지만, 사태가 악화하면서 윤-한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황 수석 사이에 이어 이종섭 주호주 대사도 3월 25일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입국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외교부 업무와 관련한 입국이지만, ‘즉시 귀국’을 강조한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인사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날까지 치달았던 '윤-한 갈등' 제2 라운드는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총선이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갈등과 충돌이 빚어질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위기감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안양남부새마을금고 본점 강당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안양 초원어린이공원에서 열린 현장선거대책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황 수석 문제나 이 대사 문제를 결국 오늘 다 해결했다"며 "총선을 20여 일 남겨놓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역풍에 놀라 마지못해 내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칼틀막' 사태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표현 없이 사의를 수용한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며 "사태의 본질은 황 수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다. '사의 수용' 한 마디로 윤 대통령의 언론관이 달라졌다고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