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내에선 일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심고 있지만, 높은 물가와 가계부채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대전에서도 생활물가와 서비스요금 등이 오르면서 내수위축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9일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20일(현지 시간)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시장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내뱉을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를 포함한 각종 경제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 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좀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올해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시장 전망치(3.1%)보다 높았고, 생산자물가(1.6%)는 전월(1%)과 비교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연초부터 시장은 상반기 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방향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은도 금리 선택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배제됐지만, 지난달 금통위에선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고금리가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면서 경기 회복세를 억누르고 있어 이를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다만, 또다시 3%대로 뛰어오른 국내 물가와 여전히 드높은 가계부채에 대한 지표들은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지난달 신선식품과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등이 급격히 오르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0%를 기록했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는 3.7% 상승해 지난해 10월 4.5%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3.4%)까지 둔화하던 오름세를 다시 역전시켰다.
전 분야에 걸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인한 내수 부진도 가시화하면서 장기적인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대전시가 발표한 '2024년 1월 월간 대전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오정농수산물 도매시장과 노은농수산물 도매시장 모두 거래량이 전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오정농수산물시장의 거래량은 1만 5995톤으로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했고, 노은농수산물시장의 거래량은 1만 36톤으로 전년동월대비 5.3% 하락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관점도 최근 나오고 있지만 금통위에서 쉽게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다"라며 "물가와 가계부채가 불안정한 현재로선 최대한 조심스러운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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