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 다시 통과… 교육청 재의요구 이행 예고

충남도의회 전경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또다시 충남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충남교육청의 재의요구로 부활한 지 1개월만으로, 교육청은 다시 한번 재의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350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 상정한 '충청남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이 재석 의원 34명 중 찬성 34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폐지 재추진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워 본회의장을 퇴장할 수 밖에 없었다"며 표결 불참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충남학생인권조례로 인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조례 폐지 추진 이유를 밝혔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폐지안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도 재석의원 44명에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한차례 가결됐다가 교육감의 재의 요구로 2개월 만에 부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표결에 따라 학생인권조례는 또다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폐지안이 통과되자 교육청은 재의요구 등 행정절차 이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교육청이 추구해 온 차별과 폭력이 없는 인권친화적 학교 문화조성이라는 교육적 가치 실현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육공동체 모두의 기본적 인권이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폐지안 통과를 두고 사회단체 등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등 33개 단체는 "충남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권리만 있고 공부할 권리는 어느 조항에도 없다. 한마디로 학교 교육을 망치려는 조례로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라며 "다시 한번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인 조례 폐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대전충남인권연대는 성명을 통해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려는 조례이지 교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포함되어있지 않는다. 성급히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것이 아닌 개정 혹은 새롭게 교권을 위한 조례를 만드는 방향으로 길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