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발표 후 전공의 사직에 따른 진료공백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대전 서구의 한 대학병원 대기실에 빈자리가 눈에 띈다. (사진=이성희 기자) |
1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진료현장을 이탈하고 최근에는 의대 교수 단체까지 사직서 제출을 의결하면서 비상진료 체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학병원과 수련 종합병원에 진료가 한 달 가까이 삐걱대면서 정상화를 마냥 기다릴 수 없고, 의대 교수들마저 25일부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해 당장이라도 진료중단에 대비한 비상체계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대전시는 상급인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 중증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도록 119환자 이송 지침을 강화했다. 경증으로 판단되는 경우 환자 본인의 요구가 있어도 이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지 않고,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분산하고 있다. 또 대전 관내 9개 응급실에 외과와 신경과 등 10대 필수 진료과 전문의 당직 공유체계를 구축해 응급환자를 당직의 근무가 약속된 기관으로 곧바로 이송하고 있다.
더욱이, 교수 사직에 이은 개원의 집단휴진 상황이 초래될 때를 대비하고 있다. 병원과 의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가 집단 휴진 시 사전에 휴진 신고를 제출하도록 행정명령을 전달할 수 있도록 1114곳의 연락처와 주소 확인을 마쳤다.
이밖에 한·양방 진료를 함께 하는 한방병원을 활용해 진료 공백을 보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다만, 대전보훈병원과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등에 진료시간 연장은 당장 추진하지 않되 개원의 휴진 사태가 초래될 때 보건소와 함께 야간진료를 검토할 예정이다.
충남도에서도 관내 응급진료 가능한 의료기관명과 병상 수 등을 공개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4개 의료원과 시군 보건소에서 진료시간 연장은 마찬가지로 개원의 집단행동 등의 상황 전개를 보고 판단하되 사전에 준비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운영 중인 2개 대학병원에 재난관리기금 4억 원을 지원해 중증·응급의료체계 유지를 돕는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공공의료기관의 진료시간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내포 김성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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