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 기업 간 임금을 분석한 '한·일 임금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다.
2002-2022년 한·일 기업 규모별 월 임금수준 변화<단위:원> /경총 제공 |
양국의 대·중소기업을 비교해 보면 한국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28만4000원에서 2022년 588만4000원으로 상승하며 20년간 임금 인상률은 157.6%에 달했다. 중소기업도 160만8000원에서 339만9000원으로 오르며 111.4% 인상됐다.
반면, 일본의 대기업은 483만6000원에서 443만4000원으로 오히려 6.8% 줄었고, 중소기업도 310만6000원에서 326만9000원으로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년 사이 한국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일본기업을 웃돌게 됐다. 다만,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더욱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양국의 실근로시간 변화까지 감안하면, 임금 인상률 격차는 더 크다는 게 경총의 분석 결과다.
한국의 월 근로시간은 13.8% 감소(초과근로시간 제외)한 반면 월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122.3% 증가했고, 시간당 임금도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기업들은 근로시간과 전체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었고, 시간당 임금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일본이 임금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년간 임금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것에 기인한다"면서 "우리는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초래된 임금 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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