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통계조작 의혹사건 대전지법 형사2단독 심리…통계법 첫 기소 '주목'

부동산 관련 국가 주요 통계를 공표 전에 조작하거나 직권 남용 혐의로 전 정권 고위 공직자들이 기소된 가운데 대전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을 형사2단독에 배정했다. 통계법 제정 후 조작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법원이 통계작성에 영향력 행사를 어디까지 위법으로 판단할 지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주택과 고용·소득통계 조작혐의로 김수현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11명이 기소됐다. 대전지검은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이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주택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사전에 보고받아 125회에 걸쳐 조작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강신욱 전 청장 등은 비정규직 고용통계 발표를 앞두고 보도자료 초안에 포함되었던 수치 증가 내용을 삭제하고 전년도 통계와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추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사건은 대전지법 형사2단독에 배정됐다. 통계법 위반에 따른 벌칙 양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계법 시행 후 관련 법령 위반으로 기소된 첫 사례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역 법조계에서도 통계법이 입법은 되었으나 위반에 따른 처벌 사례가 없어 그동안 사문화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무원의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려면 의무 없는 행위를 요구해 그로 인한 결과까지 강요에 의한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하나, 통계법에서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통계종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계작성에 권한이 없는 자가 영향력 행사만으로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는 성명을 통해 "사건을 결론을 정해놓고, 감사와 수사를 진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통계작성에 정당한 의견과 위법한 영향력을 어느 수준에서 나눌 수 있을 지 판례가 없어 재판 심리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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