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김미리 대전 동구 기획홍보실 소속 주무관들이 대전역 앞을 찾아 '제6회 대청호 벚꽃축제'를 알리기 위해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 대전 동구) |
SNS를 통한 홍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다변화하는 홍보 생태계 속에서 지자체들은 기발하고 참신한 영상을 만들어 지역을 알리기 위해 '이색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대전 동구 역시 경직된 공직자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이색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구청이 처음 관심을 받기 시작한 2023년 열린 대청호 벚꽃축제부터였다. 행사 기간 대청호엔 벚꽃이 가득해야 했지만, 기상 이후로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축제 시즌엔 꽃이 진 채 나무만 앙상할 뿐이었다.
당시 동구 홍보팀원은 축제를 알릴 방법을 찾던 도중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갔다. 실제로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슬로건을 걸고 축제를 시작하자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해당 문구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많은 젊은 층의 인기를 끌었다.
아이템을 제시한 정재훈 주무관은 "꽃 없는 축제라니 당시 분위기가 심각했다. 분위기 쇄신도 필요했고, 축제를 망칠 순 없다는 마음이 급했다"라며 "급하게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얼떨떨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후 대청호 벚꽃축제를 향한 동구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지난해 받은 관심을 이어가고자 올해 역시 이색적인 영상을 선보여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15일 정재훈·김미리 주무관이 대전 동구청에서 중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대전 동구) |
파묘 주인공 이화림으로 분장해 등장한 김미리 주무관은 "공공기관 영상이 재미없다는 틀을 깨고 싶었다"라며 "현장 분위기도 중요하다. 최근 대전역 인근에 나가 벚꽃축제를 직접 홍보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구민들께 다가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우스운 모습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영상을 통해 동구의 정체성과 색깔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두 주무관은 "가벼워 보일 수 있으나 많이 봐야 홍보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공공기관이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라며 "재미만이 아닌 동구의 자랑과 사업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 고민하는 게 먼저다"고 전했다.
김지윤·한은비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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