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패스 도입이 자가용을 내려놓고 대중교통 이용률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시 제공. |
이에 국힘은 5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될 제88회 임시회 보이콧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민주당도 굽힘 없는 의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물러섬 없는 맞대결 양상은 14일 산업건설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수면 위에 올라왔다. 양측은 최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인 '대중교통 이응패스' 정책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최 시장은 지난해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재정난으로 인해 어려워지자 이응패스를 차선책으로 꺼내든 바 있다.
이응패스는 월 2만 원으로 5만 원 한도 내 버스 교통을 마음껏 탑승케 하고, 어울링 공공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정액권' 카드다.
잉응패스 제도 기본안. 시 제공. |
산출 예산안은 9~12월까지 4개월 기준 ▲일반 시민 3만 1333명X1만 원X4개월=12억 5300여만 원 ▲교통취약계층(6세 이상~18세 미만 미성년자와 70세 이상 고령층) 5517명X3만 원X4개월=6억 6200여만 원으로 요약된다.
산건위 문턱은 높았다. 이응패스 예산안 전액이 삭감됐고, 이는 학교급식 지원비 10억 원과 예초 잔디 관리비 4억 원 추가, 학교 보행안전 사업 2억 원 매칭 시비,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비 800만 원 등으로 전환됐다.
민주당 이현정 위원장은 "유난히도 감액 추경이 많았던 임시회에서 삭감된 아이들 급식비와 보행 안전 사업비를 되살렸다. 이응패스는 좋은 사업이지만 근거 조례도 없이 올라와 삭감했다"라며 "시 재정은 너무 어려운데, 대중교통 이용을 늘린다는 취지로 요금체계를 먼저 건드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선 확충이 우선"이라며 삭감 이유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일단 시작하면, 매년 50~60억 원 예산 소요가 불가피하고 멈출 수도 없다. 시민들이 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집행부는 이 부분을 언론에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4일 진행된 산건위 모습. 시의회 제공. |
김 의원은 "제가 제출한 조례안은 87회부터 논의된 사항이고 이현정 위원장이 이번 회기 내 원포인트 처리를 약속한 부분이다. 과거 민주당 의원들도 제안했고, 이응패스 역시 (2023년 3월) 김현미 의원의 5분 발언 맥락과 같은 제도"라며 "하지만 14일 이재명 대표의 조치원 방문 때문에 오후 일정을 미루더니 결국 처리를 유보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응패스 조례안도 지난해 11월부터 집행부의 충분한 설명과 제안이 있었음에도 지속적으로 막아 나섰다"며 "학교급식지원비 등으로 전환이란 그럴듯한 명목을 내세웠으나 이는 공공급식센터 대행 수수료로 충당 가능한 예산이다. 우리가 농성으로 인해 조례 제안 설명을 안한 부분이나 상임위를 비우고 (이재명 대표를 만나러) 나간 것이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최 시장의 이응패스 도입은 사실상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향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재논의 가능성은 남았지만 양측간 대립각을 고려할 때 그렇다.
시는 2023년 말 이응패스 도입 과정에서 12개 버스 노선 신설과 90대 증차, 배차 간격 축소를 유도하는 한편 'K-패스'와 연계 할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제도 성패는 시행 후 시민들이 얼마나 자가용을 내려놓고 버스로 갈아탈지로 모아졌다.
한편, 산건위 소속 위원은 민주당 이현정(고운동) 위원장과 국힘 김동빈(금남·부강면·대평동) 부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박란희(다정동)·상병헌(아름동)·김영현(반곡동) 의원, 국힘 김광운(조치원)·윤지성(해밀동·연서·연기·연동면) 의원 등 모두 7명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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