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 하천이라 불리는 갑천·대전천·유등천은 지역 전역에 유유히 흐르다 145만 대전시민들의 식수 역할을 하는 대청댐 물줄기와 만난 후 금강으로 합류한다.
대전시는 소중한 '젖줄'인 3대 하천을 보존하고 녹색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도일보는 이 같은 지자체의 노력과 대전시민들의 삶의 터전이나 다름없는 3대 하천을 친환경적으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③ 생활오수 차집관로 정화 필요
대전 갑천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된 큰고니 가족이 월동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 이성희 기자) |
한 번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비단 시간뿐만이 아니다. 환경 복구를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투입도 각오해야만 한다.
오염된 환경을 보며 하는 후회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다름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환경 파괴를 사전에 막기 위한 다방면의 접근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전 3대 하천을 깨끗이 보전하고 후손에서 물려주기 위해선 행정당국이 지금보다 더욱 촘촘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차집관로' 보수를 주목하고 있다.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 매설된 차집관로는 약 157㎞다. 대부분의 차집관로는 대전천·유등천·갑천 3대 하천과 짐잠천·유성천·금강 하천변 둔치에 묻혀 있다.
대전에 처음 차집관로가 설치된 건 1983년이다. 41년 이후 해당 관로가 단계적으로 설치돼 온 것이다. 현재 기준 설치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차집관로는 전체 50%다.
다만, 아직 누수 등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는 게 대전시와 대전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순 없다. 지난 2016~2017년 대전시는 노후 하수관로 정밀 조사와 함께 지역 차집관로 일부분도 함께 조사한 바 있다. 시의 차집관로 41㎞에 구간 조사 당시 1.2㎞ 구간에 보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부 구간에 대한 조사에서도 보수의 필요성이 나온 만큼 현재 대전에 있는 관로들에 대한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공단이 실시간으로 차집관로를 점검하고, 긴급 보수 작업을 하는 등 비교적 정비가 잘 돼 있으나, 한발 더 나아가 문제 예방에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비가 많이 온 초기 관에 더러운 찌꺼기가 넘어와 강우 오염 현상을 보이는데,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금 관리보다 한 발짝 앞서야 한다. 현재 발생하는 문제 외에도 앞으로 생길 일들에 대비하기 위해선 진단을 위해 그곳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공학학과 명예교수 역시 "대전 차집관로 중 수압이 높은 경우 내부를 확인하는 게 싶지 않아 그곳에 퇴적물이 어느 정도 있는지 어떤 보수가 필요한지 진단이 부족한 상태"라며 "모든 관로를 한 번에 조사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당장 손대지 못했던 곳이라도 자세히 조사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역시 차집관로 보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지역에 맞는 유지관리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2016년 결과에 따라 일단 긴급보수가 필요한 0.4㎞ 관로에 대해 곧 발주한 뒤 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관 내부를 확인하는 서울 사례를 토대로 대전에도 맞춰 도입할 수 있는지 실제 효과는 어떤지 적극적으로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한은비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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