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하는 모습. [출처=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
분류기가 도입되기 전 개표는 모두 수작업이었다.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에는 투표지 물량이 배로 늘어 시간은 물론 개표사무원들의 피로도도 더욱 많아졌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신속하고 정확한 개표를 위해 개표사무를 보조하는 기계장치(투표지분류기) 개발에 나섰고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 전면 도입했다.
투표지분류기는 1분에 220~250장, 시간당 투표지 1만 3000여 매를 자동 분류한다. 현재는 기능을 개선해 1분당 340매를 분류할 수 있다. 현재 2014년형 1381대, 2018년형 1177대가 사용 중이나, 선관위는 연수 경과에 따라 기존 장비를 폐지하고 약 151억 원을 들여 전량(1381대)을 신규 장비로 제작한다.
투표지분류기는 철저한 오프라인(Off-Line)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투표지분류기를 운영하는 노트북 컴퓨터는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는다. 때문에 외부에서 프로그램이나 개표결과 조작이 불가능하다. 2015년 하반기부터는 노트북 컴퓨터의 생산단계에서 무선랜어댑터를 원천 제거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선관위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 개표 과정에서 사람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투표지분류기를 통한 개표 조작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고 심사계수기의 분류 속도가 빨라 정확한 참관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다.
아울러 국가정보원 보안컨설팅 지적에 따라 투표지분류기가 인가된 보안 USB만을 인식하도록 했다. 투표지 이미지는 임기 만료시까지 원본을 보존하도록 하는 대책도 발표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개표소 전경. [출처=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
선관위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34개 정당(후보자)까지 분류하도록 투표지 분류기를 개선했다. 하지만 2월 19일 기준 선관위에 51개 정당이 등록돼있고 창당준비위원회 15개가 설립돼 35개 이상 정당이 등록하면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할 수 없다. 또 수(手)검표 절차가 처음 도입돼 개표 시간은 21대 총선보다 평균 2시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부정선거 의혹이 국민통합을 저해함에 따라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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