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텔 전경[사진=연합뉴스] |
13일 대전 경제계에 따르면 유성호텔의 소유권은 2022년 말 기존 유성관광개발에서 서울 소재 부동산 신탁회사로 넘어갔다. 구체적인 매매 금액과 개발 계획 등은 나오지 않았지만, 호텔은 올 3월까지만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천관광지 숙박업 종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온천지구에 유일한 5성급 호텔이던 리베라호텔은 2017년 폐업했으며, 3성급이던 아드리아호텔은 이듬해 문을 닫았다.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숙박업소가 하나둘 없어지자 인근 상권 붕괴에 따른 지역경제 악영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성호텔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부터 100여 년이 넘는 유성호텔의 역사를 다시금 느끼기 위해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유성호텔 2~3층 연회장은 크고 작은 기업들과 연구소 등에서 세미나 등을 개최할 때 사용되며 인구 유입이 이뤄졌다.
지역에선 호텔이 문을 닫으면 이마저도 이용하는 이들이 없어 주변 상권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란 걱정이 크다. 당장 주변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는 이들의 푸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리베라호텔이나 아드리아가 문을 닫으면서 어떻게든 버텼으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컸고 여기에 유성호텔까지 폐업하면 사람이 더욱 없어지게 될 게 뻔한데, 앞으로 어떻게 영업을 이어갈지 고민이 크다"며 "이전만큼의 명성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이 찾을 수 있게 대책이 강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호텔 이용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호텔이 문을 닫는다는 건 그만큼 다른 호텔과의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호텔업협회에서 발간한 호텔업 운영현황을 보면, 대전의 2021년 4성급 호텔의 객실 이용률은 60.27%에서 2022년 63.03%로 늘었다. 3성급 호텔 역시 같은 기간 49.1%에서 64.68%로 늘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호캉스 등이 유행을 탄 여파가 크다. 여기에 유성온천에서 5km 남짓 떨어진 도룡동에 롯데시티호텔이나 호텔ICC, 호텔오노마 등으로 고객이 발길을 돌리면서 폐업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업계의 시각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호텔 폐업은 단순히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인근 상권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한때 대전의 상징으로 불리던 곳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뾰족한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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