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아산FC 이준일 대표이사가 붉은색 유니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현제 기자 |
구단 측은 선거철 발생한 단순 해프닝이라는 입장이지만, 서포터즈 중심으로는 구단이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무리한 행정을 하고 있다며 단체행동까지 예고했다.
13일 충남아산FC와 서포터즈 아르마다 양측은 같은 날 시차를 두고 공식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10시 이순신종합경기장 기자회견실에서 충남아산FC 이준일 대표이사는 "정치 개입 의도는 없었지만, 더 깊게 고민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홈 개막전으로 치르고도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다"며 "미리 예견치 못하고 충남아산FC 축구단의 응원문화나 여러 선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다만, 논란이 됐던 서드 유니폼인 붉은색 유니폼의 활용에 대해선 "푸른색과 백색, 그리고 올해 도입한 붉은색까지 홈과 원정 경기에서 두루 착용하게 할 것"이라며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시기기 때문에 발단이 된 것 같다. 선거철이 아니었다면 문제가 불거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색 유니폼으로 논란이 된 경기는 충남아산FC의 이번 달 9일 열린 2024시즌 홈 개막전 경기로 구단은 이준일 대표 취임 이후 새롭게 서드 유니폼을 제작했고, 이를 홈 첫 경기에서 선보이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충남아산FC 서포터즈 회장인 소태성 씨가 언론 간담회를 통해 구단에게 공식 대화를 요청했다. 이현제 기자 |
소태성 회장은 "어느 팀도 개막전에서 서드 유니폼을 입는 경우는 없다. 존폐위기에서 창단부터 어렵게 팀을 함께 지키며 온 팬들에 대한 일말의 배려도 없는 구단의 모습을 보였다"며 "구단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 K리그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전국의 구단 서포터즈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역으로 서포터즈의 정치화 논란에 대해선 "전체 60여 명의 서포터즈 중 80%가 미성년이다. 아산FC의 색은 파란색"이라고 일축했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단 측에서 공식적 사과와 함께 팬 소통을 늘려가겠다고 한 만큼 양측 모두 새 시즌 팀 흥행과 성적을 위해서라도 생각보다 빠르게 의견이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
아르마다 소태성 회장은 "연맹이 구단으로 소명자료를 요청하고 제재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것을 팬들이 원한 것은 아니다. 아산FC의 응원 문화가 사라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강조했다.
내포=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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