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규모 사업장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이정표 '산업안전 대진단'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소규모 사업장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이정표 '산업안전 대진단'

  • 승인 2024-03-18 11:13
  • 신문게재 2024-03-19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채창열 본부장 사진
채창열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장
'새벽길을 걷는 사람이 첫 이슬을 턴다'는 속담이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올해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중소규모 사업장은 처음 걸어야만 하는 어렵고 낯선 길을 마주한 상황이다. 걷지 않으려 할 수도 있고, 돌아가려 하거나 샛길을 찾으려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에 처한 사업장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첫 이슬'을 털 수 있도록 해줘야만 한다. '산업안전 대진단'이라는 이정표를 통해서 말이다.

2월 21일 대전에 소재한 촉매·흡착제 제조업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의 안전 관련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며 소규모 사업장이 처한 어려움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 사업장은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를 통해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위험성평가 및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팅 지원을 받음으로써 안전관리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의지가 있음에도 경제적 문제나 정보의 한계로 인해 안전관리의 빈틈을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이 사업장처럼 산업안전 대진단에 참여해 상담을 받고 나아가 컨설팅 지원으로 이어질 기회가 없다면, 이 빈틈은 언젠가 산업재해라는 커다란 구덩이가 돼 버릴 것이다.

빈틈이 구덩이가 되지 않도록 힘쓰는 일은 이제 더이상 안전보건관리자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자의 책임을 무겁게 물어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해 산업재해를 막는 게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경영자를 도와 현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가 바로 산업안전 대진단이다.

산업안전 대진단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83만7000곳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규모 사업장이 산업안전 대진단에 참여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10개 핵심항목의 자가진단표를 통해 해당 사업장의 안전수준을 자체 진단할 수 있다. 이는 사업주부터 근로자까지 모두 참여 가능하므로 조직 내 안전 인식 수준에 대한 차이를 환기하고 안전문화 조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한, 빨강, 노랑, 초록의 3색 신호등으로 구분해 컨설팅과 재정지원, 교육 등 정부의 맞춤형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다 효율적인 지원은 사업장 스스로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확립해 세밀한 부분까지 안전을 위해 힘쓸 여유를 만들어 줄 것이다. 나아가,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해 중대재해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에 따르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건수는 584건이었고, 사망자는 598명이었다. 2022년보다 7.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세종지역 산업재해 예방기관 대표로서 여전히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대전세종본부를 산업안전 대진단 상담·지원센터로 운영하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공단에서는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산업안전 대진단 집중주간을 운영한다. 집중주간은 1차 3월 18~22일, 2차 4월 15~19일이다. 이 기간 동안 밀착 유선 안내 및 현장방문 등을 통해 참여를 활성화할 예정인데, 필자도 이 기간 보다 많은 사업장이 참여토록 노력할 것이다.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에 문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산업안전 대진단 팝업 혹은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 사업장의 안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산업안전 대진단으로 시작해 보길 적극 권한다. /채창열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