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교조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12일 발표한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충북 늘봄학교 시행학교 중 27%가량인 79개 학교서 늘봄학교 운영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역별로 대전은 33건, 세종은 3건, 충남은 18건, 충북은 25건이다.
다만 학교가 특정될 수 있어 구체적인 교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학교 중엔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지 않은 곳도 있다. 응답한 79개 학교 중 20개 학교는 기간제 교사를 구하지 못했는데, 이중 12곳은 기간제 교사 채용 공고에 지원한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나머지 8개 학교는 기간제 교사 정원이 배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간제 교사가 채용된 학교 중엔 초등교사 자격보다 중등교사 자격을 소지한 교원이 더 많기도 하다. 초등교사 자격 소지자는 24명이며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는 35명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교 관계자는 "구체적 계획없이 무조건 하라는 식의 운영으로 일선학교에서 많은 혼란을 겪었다"며 "늘봄신청 시 기간제교사 배정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배정되지 않아 기존 교사가 업무를 하게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교 담당자는 "초등과 중등은 학생의 특성과 발달 수준이 다르고 학교 운영 방식, 업무 처리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며 "중등기간제교사를 초등에, 그것도 '업무' 때문에 채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전교조는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 2741개 학교 대상 실태조사를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늘봄학교 전면 도입 철회를 촉구했다. 전교조 조사 결과 22%가량인 611개 학교서 늘봄학교 관련 문제점을 전교조에 전달했다. 교사를 늘봄강사로 투입해 수업 준비에 차질이 있으며 무분별한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혼란이 발생하는 등 중복되는 어려움이 대표적이다.
전교조는 "정부는 늘봄학교 정책이 지닌 태생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돌봄 정책의 방향성을 전환하라"며 "학교에 모든 책임과 업무를 떠넘기는 늘봄학교는 돌봄의 공공성도,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없는 정책이다. 진정 정부가 돌봄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미 존재하는 지자체 돌봄기관들과 학교 돌봄을 연계할 방안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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