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한화이글스 가을야구 '마지막 퍼즐'은
2. 대전하나시티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도전'
3. 대전 연고 프로스포츠 '봄날' 오나
대전하나시티즌 이순민 선수.(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대전은 올해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역습을 전개해 상대 팀의 뒷문을 흔들던 '공격 축구'가 아닌 점유율을 바탕으로 전개 과정에서 안정성을 더하는 '빌드업 축구'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프로축구에서 빠른 템포로 공격에 중점을 둔 팀의 스타일은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체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크나큰 단점이 있다. 선수 자원은 한정된 데 반해 고강도 체력을 계속 요구하다 보니 시즌 중반부터는 템포가 느려지며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던 것이다. 특히 전술에서의 다양성 부족으로 상대 팀의 대처가 쉬워졌다는 점도 큰 취약점으로 꼽힌다.
공격보다 실점을 줄여보겠단 도전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포백'의 성공적인 이식이다. 수비수를 4명으로 구성하는 포백 전술은 수비수를 3명으로 구성하는 '쓰리백'보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기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빌드업을 전술 핵심에 배치한 대전은 베트남과 일본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다양한 전술 입히기를 시도했으나, 현재로선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고 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두 경기를 치르며 아직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월 10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제주유나이티드 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에서 대전 김인균이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공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경기 후 이민성 감독은 "전반전에 페널티킥으로 0-2가 된 게 패인이다. 전체적으로 우리 미드필드 플레이를 아예 하지 못했다"라며 "우리 선수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급해지는 마음 때문에 패스 미스가 많았다. 자신감을 갖고 하면 될 텐데 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한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새롭게 주장을 맡은 이순민이 중원과 수비를 오가며 상당히 안정적으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홍정운과 아론으로 구성한 중앙 수비 라인도 호흡을 점차 맞춰가고 있다. 특히 제주와의 경기에서 대전의 유니폼을 처음 입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호사가 골 맛을 보며 감각을 끌어올렸단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여기에 베테랑 공격수인 김승대와 12일 대전의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된 독일, 토고 이중 국적의 공격수 페니엘 음라파(Peniel Mlapa)가 대전 공격 루트에 다양성을 부여해낸다면 리그에서의 도약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승격 2년 차를 맞은 대전이 '축구특별시'란 애칭을 몸소 보이고 있는 대전 홈팬들의 성원 속에 얼마나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여낼 수 있을지가 향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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