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이 3월 8일부터 직원들의 무급휴가 수요 조사를 시작했다. 전공의 사직에 따른 진료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충남대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10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3월 8일부터 대전본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 정책을 발표하고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후 자리를 이탈한 때부터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고 비응급 수술은 연기됐다. 평소 1100병상까지 운영되던 충남대병원은 2월 말 700병상까지 입원환자가 줄었고, 최근에는 50~60%대까지 낮아지면서 경영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파견직 16명을 비롯해 전공의 168명이 사직서를 제출해 대전권에서 의료공백이 가장 크고, 전임의들도 병원과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 계약 예정자 중 25%만이 병원에 남은 실정이다. 중증·응급질환자를 중심으로 수술실은 운영 중이나 이 역시 평소 수술실 운영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뒤로 미루던 일반 수술은 일정을 예정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같은 상급 국립대병원 경영위기는 8일 부산대병원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등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하면서 대전권 수련병원에서도 예고됐다.
8일 기준 대전 수련병원 전체 전공의 425명 중 409명이 사직서 등을 제출하고 진료현장을 이탈한 상태이며, 신규 인턴 등 계약예정자 150명 중에서도 147명이 수련을 포기하고 계약하지 않았다. 대전을지대병원이 1일부터 간호사를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접수해 100여 명이 실제 무급휴가에 돌입했으며, 건양대병원에서도 직원들에게 연차 사용을 권고하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특히, 이번 의료공백 사태가 단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길게는 4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수련병원들이 비상경영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하지 않았더라도 환자가 감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자신의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개발이나 휴식을 취할 직원이 있는지 의향을 묻기로 했다"라며 "환자 불편을 줄이고 병원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기를 바란다"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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