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하는 류현진.(사진=연합뉴스 제공) |
글 싣는 순서
1. 한화이글스 가을야구 '마지막 퍼즐'은
2. 대전하나시티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도전'
3. 대전연고 프로스포츠 '봄날' 오나
"타자는 잘 쳐봤자 3할이다"라는 야구계의 오랜 속언처럼 선발투수는 예로부터 경기 흐름을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팀의 강함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선발 투수진으로 팀의 운영 방향성이 바뀌기도 한다.
한화이글스는 2023년 시즌 허약한 선발 마운드로 고전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3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치면서 팬들에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선발진 두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으나, 메이저리거 출신 류현진이 한화에 합류하면서 이번엔 '선발 왕국'이란 새로운 칭호를 얻게 됐다. 1~4선발까지 KBO리그 어느 팀보다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기 때문인데, 남은 한 자리인 5선발을 두고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류현진과 문동주,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까지는 사실상 주전이 확정이다. KBO리그 3년 차인 페냐는 2023년 11승을 올렸고, 산체스는 지난 시즌 도중에 대체 선수로 합류해 7승을 거두며 기량을 선보였다. 지난해 8승을 기록한 문동주는 KBO리그 신인상까지 따내면서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의 합류는 KBO리그 모든 팀이 부러워할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원호 감독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가 온 것"이라며 "그동안 약하다고 평가받던 선발진에 에이스 한 명이 오면서 강한 선발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마지막 퍼즐인 5선발 자리엔 2021시즌 14승을 기록했던 김민우와 2024 신인드래프트 1순위 황준서, 투수 주장 이태양과 좌완 유망주 김기중 등이 경합을 펼치고 있다.
현재로선 김민우가 강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선발 투수로 지금까지 139경기에 나서 경험이 풍부한 데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최우수 투수(MVP)로 뽑히면서다. 물론 이태양, 황준서, 김기중이 선발 한 자리를 따낼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3월 7일부터 시작한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에 따라 5선발의 자리가 최종적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로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영입했지만, 0.125란 처참한 타율 속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뒤늦게 오그레디를 퇴출한 뒤 새 외국인 타자로 불러드린 닉 윌리엄스도 침체에 빠진 분위기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출루율이 0.275에 머물면서 모처럼 찾아온 공격의 흐름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인 타선이 흔들리다 보니 노시환과 채은성은 집중 견제를 받아야 했고, 상대 팀을 위협해야 할 타선의 칼날도 무뎌졌다. 한화의 지난해 시즌 팀 타율과 득점은 각각 0.241, 604점으로 최하위였다.
다행히 올해 새롭게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요나단 페라자의 첫인상은 긍정적이다. 한화는 3월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6-2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첫 번째 승리엔 외야수 이진영의 2루타와 페라자의 투런 홈런 합작이 크게 빛났다.
페라자가 제 역할을 해주면 안치홍, 노시환, 채은성으로 함께 꾸며질 한화의 무기도 날카로워지는 만큼, 한화가 올해엔 외인 타선의 잔혹사를 결말짓고 가을야구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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