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지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와 소아재활의학과가 협진을 시작했다. 사진은 치료사들이 어린이재활을 돕는 병원 내 진료공간. |
병원 3층 소아청소년을 위한 진료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소아청소년과와 소아재활의학과의 두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협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성조숙증이 걱정되거나 비만 그리고 저체중 등으로부터 아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진료를 받을 때 피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한 소아청소년과 차원의 약물 또는 호르몬 처방뿐만 아니라 체격에 맞는 운동요령이나 성장판 자극 재활, 영양관리 등을 소아재활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함께 도움을 구할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 만난 소아청소년과 김주영 교수는 "키 성장 지연과 성 조숙이 우려되는 환아를 진료할 때 소아청소년과에서 먼저 진찰하고 자세와 족부 및 척추측만증 등의 근골격계의 건강 상태를 소아재활의학과에서 협진해 처방과 재활을 함께 할 수 있는 진료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을지대병원은 환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초진 진료비를 이미 통합했으며, 동일상병의 경우 1회 진료비로 두 진료과목의 협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평소 병원 2층에서 진료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3층 소아청소년과에 상주하며 협진이 필요한 환자를 함께 진료하게 된다. 보통 소아청소년과에서 저신장 또는 성조숙증을 진단한 경우 성장 호르몬이라는 획일화된 처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소아재활의학과 협진이 이뤄지는 경우 척추보조기, 평발 깔창, 운동 처방, 전문치료사의 재활까지 환아들에게 가장 적절한 처방을 더 넓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재활의학과 채민지 교수는 "척추측만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성장호르몬에만 집중하다 보면 측만증이 더욱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협진 과정에서 조기에 발견해 이를 개선하거나 안정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라며 "소아청소년기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의 건강상태는 부모의 관찰에서도 쉽게 보이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어 소아청소년과와 협진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엄연히 구분된 두 진료과가 한 환자나 동일상병에 대해 협진하는 것은 의료계에서 쉬운 일이 아니고, 특히,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협진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소아청소년과 박세진 교수는 "소아 성장·발달과 관련해 정확한 진단과 알맞은 치료를 시행하여 신뢰받는 소아 성장발달센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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