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방침과 전공의 사직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의료공백 상황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대전 한 대학병원에 복도가 한산하다. (사진=이성희 기자) |
7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전공의 428명 중에 377명(88%)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410명(95.8%)이 진료현장을 지키지 않고 이탈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남 소재 대학병원 2곳에서도 전공의 197명이 사직서를 낸 가운데 지난달 29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전공의 1명이 복귀한 이후 추가 복귀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천안 지역에서 3월부터 근무할 예정이었던 신규 인턴 전원이 임용을 포기한 데 이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전임의들도 계약 포기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정부는 진료현장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배송하면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한시적으로 의료법상 의사 업무 일부를 허용할 예정이다. 진료보조인력(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로 10가지 분야의 진료지원 행위를 명시하고, 간호사 숙련도와 직위 등에 따라 할 수 있는 업무기준도 제시했다. 추가 업무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이 자체보상하고, 관리·감독 미비로 발생한 사고의 법적 책임은 의료기관장에게 묻는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지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병원에 남은 의사들 당직비와 대체인력 보강,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 파견에 쓰도록 예비비 128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전공의들이 병의원에서 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취업, 채용, 개원 다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병무청은 만약 전공의들이 사직서가 수리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군의관 등으로 입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측이 대화 없이 강대강으로 맞붙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적 대회를 촉구했다.
신문수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부장은 "선 진료 정상화, 후 사회적 대화가 올바른 해결책으로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모든 집단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라며 "코로나19를 어렵게 극복했는데 다시 환자들께 감염병 대유행 때처럼 다시 불편을 드려선 안 되고, 안정적 병원 운영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등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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