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원로들이 극한대치를 피할 수 있는 위기관리를 주문했다. 사진 왼쪽부터 송시헌 전 충남대병원장과 의사기업인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홍승원 대한병원협회 상임고문. |
충남대병원장과 직전 대전보훈병원장을 역임한 송시헌 전 원장은 전공의에 더해 의과대학 학생들까지 휴학계를 낸 지금이 2000년 의약분업 때보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대전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와 파업 그리고 개원가 휴진이 이어졌으나 의대 학생들의 집단휴학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또 진료와 수술을 담당하고 교육을 수행하는 교수들도 전공의 처분 여부에 따라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금, 위기관리를 통해 적정한 수준까지 긴장감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시헌 전 원장은 "전공의 사직에 학생들까지 휴학계를 내는 지금이 과거 어느 때보다 의료계에 위기처럼 보이고, 긴장을 완화해 교수들까지 단체행동에 합류하는 상황은 예방하는 정책적 위기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지금의 대치를 지속해서는 환자와 병원이 피해를 입고, 집단 유급 때는 정부의 증원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의사단체가 그동안 정부와 소통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입학정원 작은 소규모 의과대부터 점진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의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필수의료 경작지에 의사가 유입되지 않는 문제를 저수지에 물을 더 담는 방식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비쳤다.
소아과 전문의로서 의약품 제조 기업을 운영 중인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는 "교육 여건을 미리 확보하지 않고 단숨에 2000명 늘려 의사를 정상적으로 양성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려우나 50명 남짓으로 입학정원 작은 의대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증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모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정부와 소통을 소홀히 하고 직역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하고, 정부도 행정처분과 고발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MZ세대의 전공의와 학생들을 돌려세우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상임고문인 홍승원 대전기독요양병원장은 "필수·응급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인력 증원에 공감하나 충분한 인프라 확충 등을 염두에 두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사태가 길어지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