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1월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
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늘봄학교 파행 사례가 80건가량 접수됐다. 이중 대전은 2건, 충남은 3건, 세종 2건이다.
전교조는 늘봄학교를 시행하는 전국 2741개 학교에 늘봄 실태조사 공문을 발송했으며 현재 관련 사례를 취합 중이다. 하루 만에 접수된 건수만 80여 건으로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파행 사례는 인력 문제다. 기간제 교사나 강사가 채용되지 않아 교사가 각종 행정업무와 프로그램 운영을 맡게 된 문제가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 중 절반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의 한 초등학교 교육청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주겠다고 약속해 늘봄학교 운영을 신청했지만 기간제 교사가 채용되지 않아 기존 교사가 업무를 맡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에선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기간제 교사를 채용했으나 개인 사정으로 채용을 포기하면서 이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지 못해 기존 교사가 늘봄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의 한 학교에선 늘봄 기간제 교사로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를 채용했는데, 업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영어 교과 수업을 진행하고 늘봄 업무는 기존 교사가 맡고 있다.
또 다른 어려움으로는 앞서 우려가 제기됐던 공간에 대한 부분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일과를 보내고 정규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과 늘봄을 위한 공간 분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학교별 상황에 따라 별도 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학교는 이로 인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조사에 응답한 한 학교 관계자는 "학교 환경 구성이나 수업 준비,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서 무작정 교실을 늘봄 프로그램 운영 용도로 사용해야 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에선 강사 채용이 안 돼 일부 프로그램에 교사가 투입됐으며 공간이 부족해 1학년 담임과 전담교사가 교실을 비워주는 일도 있었다. 대전교육청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교사연구실을 조성한다고 밝힌 가운데 현장 상황은 추가 파악 중이다.
전교조는 이 같은 파행 사례가 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8일까지 실태 전수조사를 마치고 12일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교육부 면담을 통해 접수된 사례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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