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학기를 맞았으나 대전 한 의과대학 학습실에 학생들 없이 적막하다. 의대증원에 반발해 학생들이 휴학계를 내면서 개강 시기가 늦춰졌다. (사진=이성희 기자) |
5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이후 환자를 돌보던 교수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부터 병원에 새롭게 합류해 수련을 받으며 환자를 돌볼 예정이던 인턴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공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대비 수술은 40%, 병실가동률은 60%대까지 낮추고 입원환자 관리와 긴급한 중요 수술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비상체계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입원실 가동률을 더 낮출 수 없을 정도까지 환자를 이원시킨 상태로 지금 병실에 남은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 환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충남대병원 한 의료진은 "전체 교수가 많아도 세부 진료과마다 의사가 환자를 맞고 야간 당직도 서야 하는데 전공의가 부재한 현재 교수 4~5명이 당직과 진료를 도맡고 있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5일부터 수련병원 현장점검을 실시해 6일까지 이어간다. 이날 복지부와 대전시청 직원 등은 대전을지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 대전선병원 등에서 현장 점검해 업무 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은 전공의가 실제로 얼마나 있는지 파악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직접 불이행확인서를 받거나 전공의 전자의무기록(EMR) 접속 여부를 확인했다. 현장점검이 마무리 되면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대전시의 '의사 집단행동 관련 의료대응 상황 보고'에 따르면 3월 5일 기준 전공의 정원 428명 중에 409명(95.6%)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386명(90.1%)보다 많은 실정이다. 또 충남대·을지대·성모병원에서 병상 가동률이 계속 떨어져 72% 수준이고, 일부 중환자실의 가동율도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위한 사전 절차가 이뤄지자 교수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배대환 교수도 4일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의대 전체 교수의 동의를 받아 성명서를 낸 충남대 의대를 비롯해 건양대와 을지대 의대 교수 사회에서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앞두고 내부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교수와 학생, 전공의가 모이는 회의를 갖자는 의견도 제시돼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