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입학 인원 9명, 4명… 대전 작은학교 입학식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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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입학 인원 9명, 4명… 대전 작은학교 입학식 가 보니

4일 대전 세천초, 장동초 입학식 풍경
학생 이름 외운 교사들, 화기애애 분위기
"다양한 프로그램 강점, 작은학교 선택"

  • 승인 2024-03-04 17:48
  • 신문게재 2024-03-05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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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 세천초에 입학한 9명의 1학년 아이들이 교실에서 담임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임효인 기자
"어린이 여러분, 세천초등학교에선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요?"

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세천초 강당.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9명을 맞이하는 입학식에서 김미향 교장이 1학년 학생들을 향해 애정 어린 목소리로 학교생활을 설명했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교장 선생님을 바라봤다. 아이들 뒤쪽으로는 20명이 채 안 되는 학부모들이 기대와 걱정의 시각으로 자녀의 첫 시작을 응원하고 있었다.

입학식에선 교장이 직접 교사를 소개하고, 재학생 대표가 후배를 위한 환영사를 했다. 2~6학년 아이들이 참여해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 뒤엔 고학년 학생들이 1학년 학생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담임 교사는 일찍이 외운 반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단체 사진을 찍고 교실로 이동해 학교생활을 안내했다. 9명의 어린이는 1학년 1반 교실에 둘러앉아 설레는 초등학교 생활에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시각 대덕구 장동초 입학식에선 총 4명의 1학년 아이들이 뜨거운 박수 속에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역 초등학교 중 입학생이 가장 적은 학교다. 재학생 선배들은 교가를 제창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후배들의 입학을 환영했다.

20240304-학력인구 감소 속 입학식
4일 대전지역 초등학교 중 입학생이 가장 적은 대덕구 장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4명의 입학생들이 담임교사와 사진을 찍으며 입학을 기념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 대전지역 소규모 초등학교들이 귀한 1학년을 신입생을 받으며 입학식을 치렀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학교는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학부모의 선택을 받았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10명 이하의 학생이 입학한 초등학교는 세천초와 장동초를 비롯해 총 11곳이다. 출생률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면서 이들 학교 역시 전교생이 채 50명이 안 되는 실정이다.

세천초나 장동초는 모두 공동학군 학교다. 가까운 거리를 배정하는 일반적인 배치기준이 아닌 학부모 선택에 따라 학생을 보낼 수 있는 학교로 분류된다. 시내권 학교와 같은 근거리 배치 기준을 적용했을 때 세천초에 입학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소규모 학교의 장점 때문에 이들 학교를 선택했다고 했다. 세천초 입학생의 학부모 임현정(38·여) 씨는 신흥동에 거주해 인근 학교에 아이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뒤늦게 세천초를 알게 돼 방문한 뒤 마음을 굳혔다.

임 씨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돌봄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이 중요한데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며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클래스도 많이들 보내는데 학교에서 적은 인원으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동초 입학생 학부모 박창훈(36·가명)씨 역시 "물놀이 등 체험프로그램 구성이 다양하다"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가까운 교감을 통해 더 끈끈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소규모학교는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세천초는 생태전환교육을 비롯해 사계절체험학교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2024년엔 놀이·진로·생테·예술 4개 체험 분야 영역을 나눠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의 체험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장동초는 어린이회관, 키자니아 진로체험센터, 청소년위캔센터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내 최고 수준의 학교시설을 통해 학생들에게 여러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김미향 세천초 교장은 "학교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홍보했는데 그걸 보신 학부모님들이 먼거리에도 불구하고 선택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며 "아이들을 보면 이 아이들과 어떤 1년을 보내게 될까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양시훈 장동초 교장은 입학식 축사를 통해 "학생 수가 적어서 오히려 체험의 기회가 더 많다"며 "입학한 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호흡을 맞춰 아이들 성장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인·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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