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세천초에 입학한 9명의 1학년 아이들이 교실에서 담임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임효인 기자 |
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세천초 강당.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9명을 맞이하는 입학식에서 김미향 교장이 1학년 학생들을 향해 애정 어린 목소리로 학교생활을 설명했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교장 선생님을 바라봤다. 아이들 뒤쪽으로는 20명이 채 안 되는 학부모들이 기대와 걱정의 시각으로 자녀의 첫 시작을 응원하고 있었다.
입학식에선 교장이 직접 교사를 소개하고, 재학생 대표가 후배를 위한 환영사를 했다. 2~6학년 아이들이 참여해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 뒤엔 고학년 학생들이 1학년 학생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담임 교사는 일찍이 외운 반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단체 사진을 찍고 교실로 이동해 학교생활을 안내했다. 9명의 어린이는 1학년 1반 교실에 둘러앉아 설레는 초등학교 생활에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시각 대덕구 장동초 입학식에선 총 4명의 1학년 아이들이 뜨거운 박수 속에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역 초등학교 중 입학생이 가장 적은 학교다. 재학생 선배들은 교가를 제창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후배들의 입학을 환영했다.
4일 대전지역 초등학교 중 입학생이 가장 적은 대덕구 장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4명의 입학생들이 담임교사와 사진을 찍으며 입학을 기념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10명 이하의 학생이 입학한 초등학교는 세천초와 장동초를 비롯해 총 11곳이다. 출생률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면서 이들 학교 역시 전교생이 채 50명이 안 되는 실정이다.
세천초나 장동초는 모두 공동학군 학교다. 가까운 거리를 배정하는 일반적인 배치기준이 아닌 학부모 선택에 따라 학생을 보낼 수 있는 학교로 분류된다. 시내권 학교와 같은 근거리 배치 기준을 적용했을 때 세천초에 입학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학교의 설명이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소규모 학교의 장점 때문에 이들 학교를 선택했다고 했다. 세천초 입학생의 학부모 임현정(38·여) 씨는 신흥동에 거주해 인근 학교에 아이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뒤늦게 세천초를 알게 돼 방문한 뒤 마음을 굳혔다.
임 씨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돌봄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이 중요한데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며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클래스도 많이들 보내는데 학교에서 적은 인원으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동초 입학생 학부모 박창훈(36·가명)씨 역시 "물놀이 등 체험프로그램 구성이 다양하다"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가까운 교감을 통해 더 끈끈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소규모학교는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세천초는 생태전환교육을 비롯해 사계절체험학교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2024년엔 놀이·진로·생테·예술 4개 체험 분야 영역을 나눠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의 체험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장동초는 어린이회관, 키자니아 진로체험센터, 청소년위캔센터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내 최고 수준의 학교시설을 통해 학생들에게 여러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김미향 세천초 교장은 "학교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홍보했는데 그걸 보신 학부모님들이 먼거리에도 불구하고 선택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며 "아이들을 보면 이 아이들과 어떤 1년을 보내게 될까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양시훈 장동초 교장은 입학식 축사를 통해 "학생 수가 적어서 오히려 체험의 기회가 더 많다"며 "입학한 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호흡을 맞춰 아이들 성장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인·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