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전시의사회와 지역 의과대학 학생들이 서울에서 진행된 전국의사 궐기대회에 동참하기 위해 대전시청 앞에서 상경 전세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3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시청 북문 앞에 개원 의사 200여 명과 지역 의과대학 재학생 100여 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전세버스 6대에 나눠 탑승하고 기차 또는 자가용으로 서울에서 진행될 전국의사 궐기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곧바로 상경길에 올랐다. 충남대와 건양대, 을지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상당수는 3월 새로운 학기에 휴학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부 방침에 저항하고 있다.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은 "애초 의사회 회원들 중심으로 상경할 예정이었으나, 의과대학 학생들이 궐기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해 동행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현장은 혼란이 수습될 징후가 보이지 않아 이번 주 사법절차로 직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사직서 제출한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송해 2월 29일까지 수련병원 복귀를 명령했으나, 3일 현재 대전·충남 사직서 제출 전공의 624명 중에 복귀한 이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복지부는 4일부터는 수련병원에 담당자를 파견해 전공의 근무 여부를 확인 정당한 사유 없이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의료법에 따라 처분 및 형사고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검찰청은 접수된 사건이 아직 없다고 밝혔으나, 복지부에서 일괄적으로 고발장이 접수되는 상황에 대비해 검·경 수사실무자 협의회를 갖고 있다.
특히,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간 지 3주째를 맞은 의료현장은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공의가 주요 의료인력으로 근무하던 대학병원 등의 수련병원에서 입원 병상 가동률은 60% 미만으로 떨어져 추가환자 수용하기 어렵고, 국립중앙의료원이 집계해 공표하는 대전지역 응급실 상황만 봐도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병상 탄력적으로 운영' 등의 기관 공지가 수시로 표출되고 있다.
지역 대학병원의 한 병원장은 "그동안 수술을 미룬 환자들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고, 암이 아니더라도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한 수술과 진료가 꽤 많다"라며 "피로감은 의료진이 감내하더라도, 수술과 진료를 못 받은 환자들에게 기다려달라고 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게 문제"라며 심각성을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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