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교수 |
그런데, 대전시민들의 축구 열기와는 다르게 대전시티즌의 운영은 점점 더 어려워만 갔다. 구단의 파산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2005년에는 축구특별시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1주당 5000원의 시민 공모주 청약을 받고, 약 3만 명이 참여하여 59억 원 가량을 구단 운영비로 지원했었다.
2006년에 계룡건설은 구단을 대전광역시에 매각하고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서 시민구단의 명칭을 얻게 되었으나, 그 뒤로 2011년 케이리그 15위, 2012년 케이리그 13위. 2013년 케이리그(클래식) 13위에 그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케이리그 2로 강등된 뒤 인기와 성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0년 대전시가 대전시티즌을 기업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자 여기저기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전시티즌이 공모한 5000원의 시민 주는 322원이 되어 시민에게 돌아갔다. 구단 매각으로 실망한 시민들의 팬 심은 대전하나시티즌 재창단 이후에도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구단 재창단과 동시에 겹친 코로나19의 공포는 프로축구장을 허허벌판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2년의 긴 세월을 보내고, 조심스럽게 2022년을 맞이하면서 평균관중 2271명을 기록하게 되었다. 무척 낙심할만한 기록이었고 아직 팬 심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분석도 하게 되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시티즌 시절도 자신의 역사임을 소개하였고, 대전 시티즌의 역사가 이어짐을 연일 외쳐댔다. 대전시티즌의 자주색과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의 녹색을 상징 색으로 정하여 역사 승계 의지를 분명히 했고, 대전 하나 시티즌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모든 SNS는 기존 대전 시티즌 것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하였고, 경기장 내 역사관 설치도 그렇게 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창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여 팀의 기량을 크게 높였다. 함영주 회장은 종종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전을 하였고, 대전하나시티즌의 1부 리그 승격 여부가 달려 있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도 직접 관람했다. 경기력만이 팬 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함영주 회장은 충청 출신으로 대전·충남지역과 인연이 깊고 대전하나시티즌에 더할 수 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8년 만에 1부 리그로 돌아온 대전하나시티즌은 2022시즌 대비 평균 관중이 5배 이상 증가하며 누적 관중 24만4274명, 평균 관중 1만2857명으로 K리그 전체 구단 중 관중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관중 2271명에서 466%가 상승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수여하는 'K리그2 팬 프렌들리 상'을 2021 ~ 2022시즌 1차부터 3차까지 연속 수상했으며, 이를 통해 K리그 전체 구단 중 최고의 '팬 프렌들리 구단'에 주어지는 '통합 팬 프렌들리 상'도 2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팬 프렌들리상'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3차에 걸쳐 가장 팬 친화적인 활동을 펼친 구단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완벽하게 성공한 대전하나시티즌은 재정적파급효과와 고용인원 및 방문객 증가, 지역민 화합, 지역경제활성화. 새로운 랜드마크, 생활체육센터, 스포츠 투어리즘을 실현하고 있다.
이제 대전 시민과 함께하는 대전하나시티즌의 2024년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모두 함께 3월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홈 개막전을 응원하자. "대전 하나 시티즌, 화이팅!"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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