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임하는 거대 양당의 모습은 이번에도 국민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일 1년 전에 확정해야 하는 선거구 획정은 총선을 불과 41일 앞둔 2월 29일에야 정해졌다. 늑장 선거구 획정은 거대 양당이 유불리 계산에 몰두하며 4년마다 반복되는 고질적인 병폐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에 확정된 선거구는 국회 의석 300석 중 47석의 비례대표를 1석 줄이고, 지역구 1석을 늘리는 안이다. 거대 양당이 '텃밭'에서 의석수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여야 거대 양당의 공천 작업은 감동도, 쇄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은 심각한 수준이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은 대전 총선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역인 박영순 의원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 이낙연 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전 7개 의석을 석권했으나 이제 민주당적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은 3명에 불과하다.
정치권에서 충청권은 선거 결과를 뒤집는 스윙보트(경합) 지역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전의 경우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식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총선에 가려졌지만 우리 경제와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은 산적해 있다. 유권자의 '선택의 시간'이 임박했다. 총선은 유권자 힘으로 정치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이자 '낡은 정치'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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