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다문화]천등 날리기

  • 다문화신문
  • 예산

[예산다문화]천등 날리기

  • 승인 2024-03-07 14:54
  • 신문게재 2024-03-08 10면
  • 신언기 기자신언기 기자


2
천등날리기


"겨울에는 타이베이에 비를 보러 오세요......" 대만의 유명 여가수 '맹정위'가 전성기 시절에 불렀던 노래다.

올겨울 들어 겨울비가 유난히 많이 내린 탓인지 저도 모르게 이 노래가 입가에서 맴돈다.



타이베이는 아열대기후와 계절풍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꾸준히 비가 내린다. 그러나 대략 16℃의 온화한 날씨와 매력적인 관광콘텐츠 덕분에 겨울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최근 들어 여러 방송프로그램에 대만투어가 방영되면서 타이베이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요리, 특이한 디저트들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의 천국과 관광 낙원으로 한국 여행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천등 날리기' 체험은 타이베이 여행의 필수코스로 손꼽히고 있다.

최초의 '천등'은 신호를 알리는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 대만에는 '핑시'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는 산적들이 자주 출몰하였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산적 무리가 올 때마다 산속 등 다른 곳으로 피신했다가 마을에 남아있던 사람이 커다란 종이 바구니를 날려 안전하다는 신호를 주면 그때에야 마을로 돌아왔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풍습은 정월대보름에 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천등'을 띄우며 평안을 기원하는 '등불 축제'로 변모하였고, 현재 대만의 '등불 축제'는 꼭 가봐야 하는 세계 14대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년 전부터 타이베이시는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여행지에서 '천등 날리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였는데,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에 등장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천등'은 모두 8가지 색깔인데 사업, 사랑 등 각각의 색깔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모두 다르다.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색깔의 '천등'을 구매하여 겉면에 소원을 적고 '천등'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스펀'역의 기찻길 위에서 '천등'을 날린다. 이 기찻길은 일제 강점기 시절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것인데 1980년대 이후 탄광업이 몰락하면서 대만 정부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게 되었고, 아직도 실제로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 사람들은 '천등'을 날리다가도 기차가 오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일제히 양옆으로 비켜서서 기차가 서서히 다가오는 모습을 바라본다.

'천등 날리기' 체험은 폐역이 될 뻔했던 '스펀'과 기찻길, 한적한 시골 풍경과 어우러져 여행객들에게 여행의 별미를 제공한다. 겨울철 타이베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천등 날리기' 체험을 꼭 해볼 것을 권한다. 각자의 소원을 담고 두둥실 떠올라 하늘 높이 날아가는 '천등'의 행렬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박연선 명예기자(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