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유학자 초려 이유태 유물, 세종시 품으로

-경주이씨 문헌공파 화수회에서 이유태 관련 유물 211점 무상 기증
-가정답문, 정훈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시 문화재급 유물 다수

왼쪽부터 경주이씨 문헌공파 13대 종손 이상익 교수, 최민호 세종시장, 초려기념사업회 화수회 이성우 회장

조선후기 충청 5현으로 불리던 유학자인 초려 이유태의 유물이 세종시 품에 안겼다.

세종시는 경주이씨 문헌공파 화수회로부터 초려 이유태(1607∼1684) 관련 유물 211점을 2023년 12월 인수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이날 세종시청 책문화센터에서 지역의 역사를 대표하는 초려 이유태의 유물 기증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기증식에선 초려 이유태 유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유태는 조선 후기 문신이자 학자로 송시열, 송준길, 윤증, 유계 등과 함께 충청 5현((忠淸 5賢)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특히 예학에 뛰어나 학문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저술서 '기해봉사'에는 양반의 군대복무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개혁사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정훈(庭訓), 가정답문(家庭答問)은 이유태가 예송논쟁으로 남인들의 배척을 받아 평안도 영변 철옹에 유배됐을 때 저술한 책으로 예학(禮學)과 관련한 그의 학문적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고문서에서 이유태의 당시 정치적 위상을 알 수 있고 이유태 호패, 옥관자 등에서 당대 삶의 흔적도 살펴볼 수 있다.

세종시에 기증된 초려 이유태 유물을 최민호 세종시장과 문중 관계자들이 28일 기증 기념식에서 살펴보고 있는 장면

그는 1684년 충남 공주에서 생애를 마쳤으며 묘소는 세종시 어진동 초려역사공원 내에 있다.

초려 이유태 유물은 세종시 출범 이전 공주대 박물관에 기탁 보관돼 있다가 세종시와의 오랜 협의 끝에 세종시립민속박물관으로 이전됐다.

초려 이유태 유물 211점 가운데 51점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23점은 충청남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역사,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초려 이유태 기증 유물은 향후 지역사 연구와 박물관 전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초려 이유태의 13대 종손인 이상익 부산교대 교수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유학자 초려 이유태 유물을 세종시에 기증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세종시가 초려학에 대한 연구와 함께 세종시립박물관 건립 이후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널리 소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