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채널 없는 사직 전공의, 업무복귀 시점만 '째깍째깍'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소통채널 없는 사직 전공의, 업무복귀 시점만 '째깍째깍'

대전서 전공의 80% 사직서 제출 미복귀
간담회 마련했으나 나서는 전공의 없어
연락 단절된 채 소통채널 없어 전망 어두워

  • 승인 2024-02-27 17:26
  • 신문게재 2024-02-28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4022001001415200056972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가 집단 사직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정부가 사직서 낸 전공의들에게 명령한 업무복귀일까지 이틀 앞둔 가운데 병원장들이 막판 설득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직 전공의들이 단체를 구성하지 않아 마땅한 대표자가 없고, 연락도 닿지 않아 물밑 협상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

27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10개 수련병원에서 전체의 80%에 달하는 전공의 421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정부는 29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경찰에 고발하는 등 사법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은 실정으로,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소속 수련병원장들이다.

전공의 167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충남대병원에서는 병원장이 사직 전공의들과 만나는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으나 만남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방문하고, 전국 국립대병원장 회의 때 논의된 내용을 전공의들에게 전달하고 복귀를 당부할 예정이었으나 연락 닿는 전공의가 소수에 그치고, 참석을 알리는 전공의가 거의 없어 간담회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 7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대전을지대병원도 전공의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휴대폰이 꺼져 있거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역시 간담회는 갖지 못한 채 병원장 이름으로 전공의들에게 서한을 보내 병원으로 돌아와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99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낸 건양대병원도 전공의를 담당하는 교육수련부가 매일 개별적 연락으로 업무복귀를 타진해왔다. 사직 전공의들은 한두 차례 연결된 후에는 대부분 소통이 단절된 상태다.



지역 종합병원들은 전공의들과 대표성 있는 교류 채널을 만들기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사직서를 낼 때부터 지금까지 단체를 구성하거나, 대표자를 임명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병원을 떠난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기본적인 물밑 협의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군부대와 군 병원에 근무 중인 전문의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충남대병원이 응급실에서 진료를 도울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소 3명 파견을 대전시청을 통해 국방부에 요청했고, 성모병원 내과와 외과 등에서 총 5명, 을지대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등 11명, 건양대병원 5명이다. 그러나 국방부 소속 전문의가 지원되더라도 수도권 의료기관에 먼저 배정돼 지역까지는 배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수련병원 한 병원장은 "현 상황에 대해 전공의와 대화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직사태가 대표자나 단체 없이 이뤄진 경향이 있어 협의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라며 "정부와 시간을 갖고 대화하고 일단 환자를 위해 돌아와 달라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