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금산이 인삼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20년일 거라고 생각한다.'던 김행기 군수의 예언은 현실이 되어 지역 경제는 매우 힘들다. 이완구 지사는 '북쪽(천안/아산)에 가면 입이 벌어지는데, 남쪽만 내려오면 머리가 아프다. 무엇으로 먹여살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니...' 라고 했다. 급변하는 세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며 살았던 금산의 지도자들과 주민들 책임이 가장 클 것이고 금산은 그 대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30년이 흐른 뒤의 금산의 모습은 어떨까? 이대로라면 아마도 인구 2만 5천의 농촌이지 않을까? 이렇게 온도 올라가는 냄비 속에서 목욕을 즐기는 개구리의 신세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요즘 정치권에서 이슈로 떠오른 메가시티에 길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충청권 메가시티는 아마 내 생전에 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니, 대전과의 통합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63년에 금산의 지역 선배들이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가게 해달라고 청원했을 때 그 분들이 원한 것은 '충남'이 아닌 '대전'으로의 접근이었다. 전주는 길도 험하고 거리도 70㎞나 되지만 대전은 30㎞ 밖에 되지 않아 교류가 활발하니 대전으로 가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대전이 광역시가 되면서 금산은 충남에 남았고,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전하면서 더욱 외로워졌다. 대전도 세종시로 인구를 빼앗기면서 150만 인구가 무너졌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도하려 해도 부지 마련이 어렵다고 들었다. 금산은 대전보다 면적이 더 넓다. 인구는 대전의 1/30이다.
만약 통합이 된다면 과연 금산은 좋아질까? 30년 전에 시도했던 지역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1995년에 대전과 광주를 제외한 광역시들이 농촌 지역을 하나씩 품었다. 30년이 거의 지난 지금, 그 동네를 보자. 섬 지역인 강화와 옹진은 큰 변화가 없다. 대구시 달성군은 인구가 12만에서 26만으로 늘었다. 달성군 구지면은 면적의 거의 반이 국가산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대구시가 계획한 프로젝트를 면적 넓은 달성군에 몰아준 덕분이다.
부산시 기장군은 멸치와 미역밖에 없던 어촌 마을이었지만 관광도시 부산이 새로운 인프라를 모두 기장으로 유치했다. 아난티를 비롯한 휴양시설, 관광단지, 과학관, 롯데월드 등이 기장으로 들어오면서 어촌 마을 기장도 천지개벽했다. 울산시 울주군은 각종 교육시설을 비롯한 많은 시설들이 입주하면서 10개 읍면 중 면 5개, 읍 5개인 동네가 울주군이다.
금산이 가야 할 길도 달성/기장/울주의 방향이라야 한다. 대전에서도 대덕연구단지를 확장해서 제2 연구단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우주단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금산이 부지를 제공할 수 있다. 충남 금산은 15개 시군 중 하나일 뿐이지만 대전시 금산은 대전의 유일한 농촌이 될 것이니 금산이 신선한 농산물의 주요 공급처가 될 수 있다. KAIST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이 인삼의 현대화를 위해 힘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고, 광역교통망도 쉽게 개설될 수 있다. 대전과 금산은 서로 윈-윈할 수 있다.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이 있다. 이 분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오해는 풀고, 소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산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대전시 <금산군>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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