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박종덕 천안교육장 "학생교육은 믿음과 신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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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박종덕 천안교육장 "학생교육은 믿음과 신뢰에서 시작된다"

- 지자체와 교육청 이해관계와 유대감 형성에 일조
- "교육의 결과는 10년, 20년 후에 나타나...학부모는 교사에 믿음 있어야"

  • 승인 2024-02-26 13:05
  • 신문게재 2024-02-27 9면
  • 김한준 기자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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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덕 교육장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믿음과 신뢰'를 강조하는 박종덕 천안지원교육장이 공직에 몸담은 지 37년 6개월. 현재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컴퓨터가 학교에 보급될 당시 프로그래밍에 능숙해 인트라넷으로 사용하는 학내망 구축과 성적일람표·성적처리 프로그램 제작, 각종 교육정보화 교육 및 사업 참여 등으로 동료와 선후배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줬다.

아울러 학교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적외선 탐지기를 이용한 방범장치를 설치한 사례 등 다방면에서 누구보다 교육환경을 중요시했던 교사다.

중도일보는 박 교육장의 퇴임 소감과 역점 사업 등 그가 걸어온 교육자로서의 마음가짐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천안교육지원청 교육장 임기를 마치게 됐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우선적으로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정년퇴직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2017년 체육인성건강과장 1년 6개월과 2020년 교육국장으로 2년, 그리고 천안교육장으로 발령받아 1년 6개월 근무를 하면서 천안에서만 총 5년간 근무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도 있었고, 가슴 아픈 일들도 있었지만, 천안 교육 발전과 학생 교육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방면에서 협조해주신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저를 믿고 천안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김지철 교육감과 천안교육지원청 직원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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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덕 교육장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천안의 학교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천안은 새로 조성되는 신시가지와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농촌 지역이 혼합된 도시다.

그러다 보니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과대·과밀학교가 있고, 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 위기를 겪는 학교도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지원이나 시설투자 방향 등을 정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관내 9만여명의 학생들과 다양한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있다 보니 학교폭력문제 해결과 인성교육, 학생 진로진학 교육 등이 앞으로도 계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로 남게 됐다.

그리고 새롭게 조성되는 대규모 주거단지로 인해 학교 신설과 재배치, 학군조정 등의 문제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 생각해 이해관계자들 간 갈등과 협력 관계 형성이 앞으로도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교육청과 학교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학교장들과 도 교육청, 지자체 그리고 교육 관련 학부모 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교육청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같이 해결해보고자 물심양면 모두 힘써주셨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대한적십자사 천안지구협의회 김미수 회장과 봉사단원 같은 분들이 전폭적으로 도와주시고, 박상돈 시장을 비롯한 천안시청의 국·과장들도 함께 해주셨다.

아울러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때마다 충남도의원, 천안시의원들도 함께 힘을 보태주셔서 여러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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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덕 교육장이 교육지원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되는 희귀 교육자료 등을 설명하고 있다.
- 2024년 천안교육지원청 주요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2024년에는 2023년에 추진하던 주요 업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교육을 통한 미래 교육,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인성교육, 수업 중심의 학교문화 조성 등은 꾸준히 시행될 계획이다.

거기에 덧붙여 2024년에는 환경교육 선도교육청으로 거듭나기 위해 환경교육에 더 중점을 두고, 지능형 수학체험실 구축, 교육국제화특구사업, 돌봄 거점센터 구축과 늘봄시범사업을 통한 방과후 학생돌봄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천안교육국제화특구사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해외 교류사업도 추진될 것이다.



- 교육장 임기 내 성과도 많았는데.

▲먼저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돼 땅값을 포함한 500억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천안제일고 학교복합시설사업은 건축 연면적 720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체육관·복합문화센터와 함께 1만4000㎡ 규모의 명품생태공원과 둘레길 등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로 주민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었던 소규모 학교들에 집중해 체육관 신설과 교실 확충, 잔디 교체 등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에게 재정 투자를 지속해왔다.

소규모 학교에 개선이 점점 이뤄지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이 더욱 좋아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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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덕 교육장이 교육지원청 1층 로비에서 진행되는 희귀 교육자료 등을 둘러보고 있다.


- 해결하고자 한 역점 사업 중 아쉬운 것이 있나.

▲천안교육지원청에 근무하면서, 비좁은 청사의 증축과 시설환경개선, 소규모 학교의 교육환경개선 사업, 그리고 지자체와 함께하는 교육협력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정책들은 일부 실현되기도 했고, 아쉽게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

교육장으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초·중학교의 진로 직업교육을 활성화해보는 것이었다.

다만 법령의 미비나 교육지원청의 역할의 한계로 이루지는 못했다.

그래도 학교 현장과 지역사회에 중요성만큼은 강조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것은 아이들이 홀로 독립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바른 직업관과 진로의식을 가지고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이 이러한 부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학창시절 생각나는 스승님이 계신가.

▲온양온천초 교장으로 은퇴하신 이영구 은사님이다.

이영구 은사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학생들과 함께 놀아주는 등 같이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신 분이다.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보이스카우트도 만들어 야영활동을 함께 하고 운동부까지 만들어 학생들이 많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지금 일선에 있는 선생님들한테 학생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부탁하기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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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덕 교육장이 '중학교 입학 무시험추첨기'와 그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 퇴직 후 계획은.

▲퇴직 후에 무엇을 해야 할까 걱정도 해보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는 상태다.

그래도 퇴직 후에는 많은 일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동안 소홀히 한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마음먹고 있다.

그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교육자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평생 교육자로 살아왔으니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학부모 등 천안시민들이 학교와 교육청을 믿고 신뢰해주셨으면 한다.

학생 교육은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의 믿음과 신뢰 속에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결과는 10년, 20년 후에 나타나게 돼 있다.

지금 당장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래에는 어떨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정말 학생들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희망을 갖고 교육에 헌신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학부모들이 교육 현장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지도층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이것이 곧 학생 교육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대담=김한준, 글 ·사진= 하재원·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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