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두 오마이뉴스 대전충정지사장(목요언론인클럽 고문) |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졸업 후 1978년 대전 KBS에서 기자 일을 시작했다. 1989년 KBS 대전방송총국 제2대 노조위원장을 맡아 'KBS방송민주화투쟁'에 참여했다. 투쟁 과정서 많은 부침을 겪기도 했으며 한때 수배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22년 질곡의 현장을 떠나 정년퇴임하는 2000년까지 그는 평기자로 현장을 누볐다.
그는 취재현장을 떠나며 후배들을 향해 "기자직이라는 게 우리 사회에서 3D업종으로 전락해야 한다. 다행히 그렇게 가고 있긴 한데 아직 멀었다"며 "그만큼 부지런히 서민을 위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정신없이 쫓아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오마이뉴스 대전충청지사장을 맡았다. 스스로를 보수성향이라고 칭하던 고인은 진보 매체와의 만남으로 지역언론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했다. "세상을 살아보니 세상은 일방적인 한 축으로는 제대로 유지되거나 발전하지 않는다. 사다리도 왼쪽 축과 오른쪽 세로축이 균형을 이뤄야 가로축을 밟고 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뜻이다.
고인은 언론계 후배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 사석에선 자신보다 까마득히 어린 후배와 술잔을 부딪치며 세상살이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경청하고 존중했다.
대전지역 언론인 클럽인 목요언론인클럽의 17·18대 회장을 지내는 동안 이달의 기자상과 언론인자녀 장학금제도를 도입했다. 2011년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장을 맡는 등 독자권익위원으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지역언론이 가야 할 길을 일러줬다. 1996년 대전시문화상(언론부문)을 받았고, 2021년 저서 '이정두의 일기장을 엿보다'를 남겼다.
고인에게 기자는 직업을 넘어 삶 전체였다. "다시 태어나도 기자의 길을 걷고 그때도 정년이 있다면 또다시 일선기자로 마감하겠다"고 했다.
유족은 부인 김혜경 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다. 빈소: 가톨릭 대전성모병원 장례식장 1층 VIP실, 발인: 26일 오전 8시, 장지: 대전공원묘원. 문의: 042-220-9980.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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